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폄하 발언을 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가 경질돼 조만간 불명예스럽게 한국을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관방장관은 19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소마 공사의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문책성 인사 조치가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가토 장관은 “어떠한 상황, 맥락 하에서 한 것이라도 외교관으로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이라면서 “아이보시 고이치(相星孝一) 주한일본대사가 엄중한 주의를 준 것으로 안다”면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이) 적재적소 (인사 배치) 관점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날 요미우리 신문은 오는 23일 도쿄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보도하면서 문 대통령의 방일에 맞춰 성적(性的)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소마 공사를 경질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문제의 발언은 지난 15일 소마 공사가 일부 한국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나왔다. 소마 공사는 ‘일본은 한·일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는데 문 대통령 혼자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마스터베이션(자위행위)’이라는 표현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소마 공사는 한일 관계가 악화한 책임을 문재인 정부에 돌리면서 이 같은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마 공사는 일본 외무성내의 ‘코리안스쿨’ 외교관으로 분류돼왔다. 일 외무성의 코리안스쿨은 외교관이 된 후, 전공 분야가 한국으로 정해져 한국에서 어학연수를 마친 전문직 외교관을 일컫는다.
그는 주한일본대사관 총괄 공사 이전에도 한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소마 공사는 2012~2015년 주한일본대사관에서 경제공사를 지냈다. 한국어에 능통하고 한국에 다양한 인맥을 가진 ‘한국통’으로 꼽힌다.
소마 공사가 총괄공사로 임명된 2019년 당시 일본의 한 소식통은 “한국 정계 및 언론계와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만큼 한국을 잘 안다는 것이다. 서울의 외교가에서는 그동안 소마 공사가 한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일본 총리 관저(官邸)를 의식, 고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그런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청와대가 소마공사를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로 지목해 일본 측에 경질을 요구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