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총리가 지난달 도쿄 총리관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긴급사태 확대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로이터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선 출마 포기 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스가 총리의 연임도 무산됐다.

NHK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3일 오전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임시간부회의에 참석해, 당초 이달 29일 예정된 자민당 총재선에 입후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가 총리가 오는 6일 단행하려 한 당간부 교체 인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스가 총리가 총재선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스가 총리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오는 30일 만료된다. 의원내각제 일본에서는 집권여당 총재가 총리대신 역할을 겸직한다. 이에 따라 중도 사퇴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는 1년만에 연임없이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스가 총리의 갑작스러운 입후보 포기 선언 배경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스가 총리는 오후 1시 스스로 기자회견을 개최할 예정이다.

다만 스가 총리는 2020도쿄올림픽 강행과 전국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지지율 하락에 시달려왔다. 정권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지지율 30%의 벽도 무너졌다.

지난 8월에는 스가 총리의 지역구인 요코하마에서 열린 시장선거에서조차 스가 총리가 지지한 후보가 패배해, 자민당 내에서는 “스가 총리를 얼굴로 해서는 올 가을 중의원 총선거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지난해 총재선에서 2위로 패배한 기시다 후미오 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일찌감치 총재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당 간부 인사 방식을 개혁하겠다고 공약한 것 역시 스가 총리에게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총리는 이에 니카이 도시히로 자민당 간사장을 포함한 당 간부를 대거 교체하기로 발표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하지만 “총재선 직전 당 간부 인사는 전례없는 일” “연임을 위한 무리수”라는 당내 반발이 커지며 역풍을 맞았다. 결국 총재선에서 승산이 없다고 판단한 스가 총리가 입후보를 포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니카이 자민당 간사장은 임시당간부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아침 회의에서 스가 자민당 총재로부터 ‘코로나 대책에 전념하고 싶다. (예정한)간부 인사를 철회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스가 총리의 불출마 의사 발표에 대해 “솔직히 놀랐다”며 “총재 본인의 발언이고, 스스로 생각을 거듭한 끝에 결단한 것이기에 받아들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