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시의 번화가 빌딩에서 발생한 화재로 27명이 심폐정지 상태에 빠졌다. 현지 언론들은 방화 사건 가능성을 전하는 중이다.
17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오사카시 기타구 번화가에 위치한 8층짜리 빌딩의 4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차 70대가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화재는 약 30분 뒤에 진압됐지만, 빌딩 안에서 피난하지 못한 28명이 발견됐고, 이중 27명(남성 17명·여성 10명)이 심폐정지 상태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일본에서 심폐정지는 사망으로 추정되지만 아직 의사의 정식 확인이 나오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심폐정지 상태인 피해자 27명 모두 빌딩 4층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이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언론들은 오사카 수사 당국은 “한 남자가 불을 지르고 도망쳤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불이 날 당시 현장에 60대로 추정되는 남성이 있었고, 해당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종이 봉투에서 흘러나온 액체에서 화재가 시작됐다는 목격정보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화재 장소는 오사카 중심가인 JR기타신치역 인근 빌딩·상점이 몰려 있는 도로변이다. 특히 화재가 직접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빌딩 4층엔 ‘일하는 사람의 니시우메다 몸과 마음 클리닉’이라는 정신과·신경내과 병원이 있다.
화재 전문가인 세키자와 아이 도쿄이과대학 교수는 NHK와의 인터뷰를 통해 “매우 충격적인 화재”라며 “도쿄 신주쿠 가부키초 빌딩 화재 사건으로 44명이 사망한 이후 20년 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숨진 빌딩 화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빌딩의 경우 피난 계단이 한 개밖에 없어 도중에 물건이 놓여있거나 출구 근처에서 화재가 발생해 피난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어떤 상황이었는지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