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르면 내년 중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의 완전한 자율주행이 가능한 이른바 ‘레벨4′ 자율주행차를 대중교통 서비스에 도입할 전망이다. 인구 감소·고령화로 대중교통 수단이 사라지고, 주민의 직접 운전도 어려운 지역에 ‘무인 자율주행차’가 교통수단으로 달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24일 일본 경찰청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도로교통법 개정안을 내년 중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버스 회사 등 이동 서비스 사업자가 각 지방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은 경우, 레벨4 자율주행차를 활용한 무인 대중교통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방안이다. 이 신문은 레벨4 자율주행차에 대해 “사람이 원격으로 모니터링을 하는 가운데 운전자 없이 스스로 달리는 차”라며 “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일본은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레벨4 자율주행을 법제화한 나라가 된다”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자율주행은 총 다섯 단계로 구분되는데, 레벨4는 지정된 도로·장소 등 특정 조건 아래에서 무인으로 주행할 수 있는 사실상의 완전 자율주행 수준에 해당한다. 레벨4 자율주행차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자동으로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기능도 갖춰야 한다. 일본에선 현재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조건부로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비상시엔 운전자가 대응해야 하는 레벨3까지 허용돼 있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지방자치단체가 이동 서비스 사업자의 운행 계획과 안전 대책을 심사해 허가를 내주고, 사업자는 ‘무인 순환 버스’ 등을 인구 과소 지역에서 운행하게 될 전망이다. 사업자는 원격 모니터링 담당자를 갖추고, 사고 발생 시 부상자 구조를 위해 신속하게 직원을 파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을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신속하게 일부 지역에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2025년 전국 40곳, 2030년 100곳 이상으로 이를 확충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다만 자율주행 중 사고를 냈을 때 책임 주체를 누구로 할지, 어떤 법률을 적용할지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법무성이 검토를 진행 중이다. 물류 운반용 트럭이나 자가용의 레벨4 자율주행 허용의 경우 2025년쯤 도입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