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1년 6개월간 대기 중.” “베트남에서 6개월간 대기하고 있음. 일본은 유학 문을 열어라.”
일본이 코로나 팬데믹 발생 후 바이러스 유입 방지를 빌미로 외국인 입국을 2년간 사실상 금지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에서 일본을 상대로 문호를 개방하라는 항의·압력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고 교도통신 등이 20일 보도했다.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건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주요 7국(G7) 중 일본이 유일하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입국을 기다리고 있는 외국인들은 최근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통해 ‘스톱 재팬스 밴(Stop Japna’s Ban·일본은 입국 금지를 멈춰라)’ 단체를 조직하고, 지난 18일 자국 일본 대사관 앞에서 일본 입국 허용을 촉구하는 항의 운동을 시작했다. 이날은 몽골, 폴란드, 인도, 말레이시아 등에서 약 320명이 참가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트위터에도 ‘일본 입국 대기 일수’를 적은 플래카드를 든 외국인들의 사진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대다수는 유학생, 직장인, 일본에 가족을 둔 외국인으로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700여 일간 일본 입국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같은 항의 운동이 시작된 건 일본이 지난 2020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미즈기와(水際) 정책’을 완화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즈기와’는 적이 육지에 도착하기 전 바다에서 섬멸한다는 군사 작전에서 유래한 말로, 코로나 유행국 출신의 외국인 입국을 금지해 바이러스의 일본 유입을 막겠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원칙적으로 유학생, 일본 기업 취업이 결정된 직장인, 일본인·영주권자와 결혼한 외국인 배우자 등의 입국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다. 코로나 확산세가 멈춘 지난해 11월 일본 정부는 외국인 신규 입국 규제를 잠시 완화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자 3주 만에 철회했다.
항의 운동에 참가한 외국인들은 “대부분의 유학생들이 백신 부스터 접종까지 마쳤고 입국 후 방역 조치에 응한다”며 “모든 외국인에게 명확한 입국 전망을 보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일본 내 오미크론 지역 감염이 활발한 가운데 외국인만 입국을 금지하는 정책이 비과학적이고 차별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엔 미즈기와 정책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기간이 오래된 외국인 1만2000여 명이 일본 외무성에 입국 제한 완화를 요청하는 서명을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은 최소한 2월 말까진 입국 금지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