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1일 전화 통화하고 한일관계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일본 NHK와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은 11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시다 일본 총리와 통화하는 윤석열 당선인과 지난 4일 일본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하는 기시다 일본 총리. 2022.3.11 AFP.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1일 오전 10시 30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 통화를 했다. 일본 언론들은 윤 당선인이 한일관계 개선 의지를 밝히고, 당선 이틀째에 일본 정상과 통화한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일본 NHK 등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윤 당선인과 약 15분간 전화통화를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후 관저에서 기자단을 만나 “당선을 축하하는 뜻을 전하는 한편 세계 평화, 안전, 번영에 건전한 한일 관계와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했다”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양국이 구축해 온 우호 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한일관계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전하며, 윤 당선인의 리더십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기시다는 “윤 당선인이 한일관계를 중시하고 있으며 관계 개선을 위해 함께 협력하고 싶다고 했다”며 “또 북한 대응에도 긴밀하게 협력하겠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전했다. 강제징용 및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한 언급에 대해서는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외교 관례상 언급을 삼가겠다”고만 했다.

일본 주요 언론들은 “한일 관계는 과거보다 미래가 중요하다”는 윤 당선인의 전날 발언을 일제히 보도하는 한편, 사설을 통해 정권 교체를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로 삼자고 주문했다.

보수 성향의 요미우리신문은 ‘한국 정권교체 대일관계 개선을 기대한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냉랭해진 한일관계를 추스르고 동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양국이 협력하는 기반을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중도를 지향하는 마이니치신문도 사설을 통해 “윤 당선인이 북한 핵 문제에 대응해 한미일 협력 강화를 말하고 있는데 한미일 공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이라는 한일관계 재건이 필수적”이라며 관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권교체로 양국 관계가 곧 개선된다고 보는 것은 성급한 생각이지만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한국 정권교체 외교 재건 기점으로’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문재인 정권에서 냉랭해진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궤도로 되돌려 아시아 지역을 안정으로 이끄는 (윤 당선인의) 지도력을 기대한다”고 주문했다.

이 신문은 또 다른 기사를 통해 이번 정권 교체로 한국이 미국 중심 외교 전략으로 회귀하면서, 동아시아 안보 환경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