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발사체가 일본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 낙하한 사실이 확인되자 일본이 발칵 뒤집혔다. 일본은 해당 발사체가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한이 신형 ICBM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우리 영해에 가까운 EEZ에 떨어졌다”며 “용서할 수 없는 폭거로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이미 북한에 항의했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대한 대응은 “제재 등을 포함해 일·미, 일·미·한이 연계해 대응하겠다”고 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우크라이나 사태 논의를 위한 주요 7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향하던 정부 전용기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이 때문에 그는 상공에서 전화로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에게 조속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개최를 지시해야 했다. 대응은 도쿄에 남은 마쓰노 관방장관과 기시 노부오 방위상 등이 논의했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후 2시 33분쯤 북한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이 오후 3시 44분쯤 홋카이도 오시마 반도 서쪽 약 150km 지점에 낙하했다고 발표했다. 오니키 마코토 부(副)방위상은 “미사일 비행시간은 약 71분, 비행 거리는 약 1100km, 최고 고도는 6000km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북한이 2017년 11월 발사한 ICBM ‘화성-15′보다 향상된 신형 ICBM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초 NHK는 방위성을 인용해 발사체가 일본 EEZ 밖의 동해상에 떨어졌다고 보도했지만, 10여분 만에 아오모리 인근 EEZ 안에 낙하할 전망이라고 전하는 혼선을 빚기도 했다. 추진체가 먼저 일본 EEZ 밖에 떨어지고, 탄두가 EEZ 안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NHK는 분석했다.
일본은 이번 미사일이 일본 EEZ 내에 낙하한 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EEZ 안쪽에 떨어진 것은 지난해 9월 15일 이후 6개월 만이지만, 이는 ICBM급 미사일은 아니었다. 교도통신 등은 “북한이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 중 가장 일본 열도에 근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하고 있다.
고다 요지(香田洋二) 전 해상자위대 사령관은 NHK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지금까지는 가능한 한 일본의 EEZ 바깥쪽에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은 의도적으로 EEZ 내에 낙하시켰을 가능성도 있어 보다 자세한 정보가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