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일 한국인 어머니를 둔 일본 모델 미즈하라 키코가 14일 연예계 성폭력을 고발한 기사가 나간 후 소셜미디어에서 눈물을 보이고 있다. /인스타그램

일본 유명 모델 미즈하라 키코(31)가 일본 연예계의 성폭력 문제를 고발한 후 눈물을 보였다.

15일 닛칸스포츠, 야후재팬 등에 따르면 키코는 전날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일본 연예계 성폭력 문제에 관한 취재에 응한 이유에 대해 심경을 밝히며 눈물을 흘렸다.

최근 일본 영화계에서는 여배우들의 성폭력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키코가 주연으로 출연한 넷플릭스 일본 영화 ‘라이드 오어 다이’의 프로듀서 역시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당했다.

이와 관련 키코는 최근 주간문춘과의 인터뷰에서 “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 도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한국어로 ‘베드신 코디네이터’ 정도로 풀이할 수 있다. 배우가 신체적 접촉이나 노출 등의 장면을 촬영할 때 촬영 환경이나 배우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지원하는 일을 한다. 촬영 시 생길 수 있는 배우의 불쾌함이나 성희롱 등 범죄를 방지한다.

키코는 “하지만 이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에 대해 프로듀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연예계에서 이런 측면이 계속 존재했고 저도 남성 감독으로부터 성희롱적 발언을 들은 적이 많다. 업계에서는 벗고 연기하는 것이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는 암묵적 강요가 존재했다”고 말했다.

키코는 해당 기사가 나온 뒤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통해 연신 눈물을 훔치며 “너무 힘들다”고 말했다. 자신의 고백이 순식간에 소셜미디어와 뉴스사이트에서 주목받자 그 반응에 민감해진 것 같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그는 “내가 생각하거나 경험했던 일을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뉴스가 되고, 일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또 이 녀석이냐’고 말하거나 ‘절반은 한국인이니까’라는 말을 항상 듣는다”고 했다. 키코는 2018년에도 ‘미투’ 운동에 동참한 바 있다.

키코는 “이런 말들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역시 신경이 쓰인다”며 “하지만 이번 기사에 관해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일이고, 싸워온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연예인으로서 (남들에게) 드러나는 일을 하는 한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몹시 상처받는다”며 “부탁한다”고 했다.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키코는 일본에서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