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photo 뉴시스

24일부터 일본을 찾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한일 정책협의대표단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등 일본 정계 핵심 인사들을 두루 만난다. 그간 정체됐던 한·일 고위급 인사간 의사소통 물꼬가 이번 정책협의단 방일로 트이는 모양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들은 22일 “정책협의단과 기시다 총리가 26일 면담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소식통들은 “자민당 내의 반대 여론 등을 고려해 총리와의 면담 일정을 미리 공개하는 것에는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라며 “총리 일정에 따라 면담 일정이 다른 날짜로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국회 한일외교포럼 공동대표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이 이끄는 윤 당선인의 정책협의단은 이번 방일을 통해 일본 핵심 인사들을 두루 예방한다. 향후 한일 관계 개선을 모색하자는 윤 당선인 측의 뜻을 전하는 한편, 기시다 총리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 의사도 타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책협의단은 도쿄 도착 이튿날인 25일 오전부터 외무성을 찾아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녁에도 만찬을 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일한의원연맹들과의 자리를 만들어, 자민당 대표 지한파로 통하는 니카이 도시히로 의원, 누카가 후쿠시로 일한의원연맹 회장, 다케다 료타 일한의원연맹 간사장 등과도 머리를 맞댄다.

이외에도 27일엔 아베 신조,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지난해까지 외무상을 맡았던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을 만난다.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도쿠라 마사카즈 게이단렌 회장 등과의 만남도 예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일본 방문 소식이 발표된 직후인 지난 18일 “윤석열 차기 대통령의 리더십을 기대하고 있다”며 “정책협의단의 일본 방문을 계기로 새 정권 측과 긴밀하게 의사소통하겠다는 생각”이라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낸 바 있다.

기시다 총리 역시 최근 한국을 다녀간 가와무라 다케오 전 일한의원연맹 간사장을 통해 총리의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원하는 한국 측의 분위기에 대해 보고 받았다. 다만 가와무라 전 간사장은 당시 기자단에 “총리의 대답은 없었다”고 했다.

최근 한일 양국 고위급 인사 교류는 강창일 주일 한국 대사가 지난해 1월 부임 후 여전히 기시다 총리와 하야시 외무상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정체된 상태였다. 외교소식통은 “일본의 핵심 인사들이 두루 정책협의단과의 만남에 응할 정도로 일본 내에서도 기대와 관심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