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극우 세력이 최근 도쿄에서 ‘위안부’ 소녀상을 조롱하는 행사를 벌였다. 3년 전 ‘평화의 소녀상’ 전시를 강제 중단하게 한 후 자신들은 ‘혐한(嫌韓)’ 전시회를 열었던 이들이다.
일본 극우정당 ‘일본제일당’은 지난 21일부터 이틀간 도쿄에서 ‘2022 도쿄 트리엔날레’라는 행사를 열었다. 트리엔날레는 3년마다 열리는 미술 전시회를 뜻한다.
검은색 한복 치마와 흰색 저고리를 입은 일본제일당 당수 사쿠라이 마코토는 유튜브로 전시회를 생중계했다.
행사장에는 풍선으로 만들어진 소녀상들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마코토는 ‘위안부’와 관련된 당시 신문 기사들이 들어간 펌프라고 소개한 후 그 중 한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축 늘어져있던 풍선 인형이 다리를 벌린 채 의자에 앉은 모양이 됐고, 행사 관계자들은 이를 보며 웃고 떠들었다.
소녀상 인형 어깨에 앉혀진 새는 일본 지폐로 감쌌다. 강제 연행이 아닌 대가를 받은 성매매였다는 주장을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본래 평화의 소녀상 어깨 위에 놓인 새는 ‘자유와 평화’, 돌아가신 분과 살아 있는 사람을 연결하는 ‘영매’의 의미를 지닌다.
이 밖에도 행사장에는 태극기가 붙은 소녀의 그림자의 입이 악마처럼 웃거나 안중근 의사의 손을 바닥에 그려놓고 조롱하는 등의 그림이 전시됐다. 해당 생중계 영상을 본 일부 네티즌은 후원금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마코토는 인종차별주의 단체인 ‘재일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회’ 설립자이자 전 회장으로, 재일한국인 등 혐한 시위를 주도해 왔다.
3년 전 일본 아이치현에서 열린 국제 예술제에 평화의 소녀상이 전시되자 일본제일당은 “소녀상을 부수겠다”고 협박해 전시를 강제 중단시켰다. 이후 자신들은 ‘일본인을 위한 표현의 자유전’이라는 이름으로 혐한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