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등학교에서 학생들끼리 상대방을 ‘○○씨’(상·さん)라고 부르게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8일 보도했다. 평소 어린 학생들이 서로를 별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집단 따돌림의 한 원인이라는 진단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현지 교육업계 종사자를 인용해 “최근 교토시 공립 초교 160여 곳 중 절반가량이 학생들에게 ‘씨’ 호칭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어린 학생들의 별명 사용을 금지하는 움직임은 지난 2017년 정부가 ‘따돌림 조기 발견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등장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게임·소셜미디어와 더욱 친숙해진 아이들이 온라인 공간에서처럼 학급에서도 친구를 ‘심각하게 부정적인 별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급증,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서로를 ‘○○씨’라고 부르게 하자는 분위기가 크게 퍼졌다. 이바라키현 미토에코 초교 관계자는 “별명은 신체나 행동의 나쁜 특징을 멸시하려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지난 2020년 전국 초등학생 따돌림 사례 42만여 건 중 60%가 ‘급우들로부터의 놀림’에서 비롯됐다고 발표했다.
호칭 획일화가 아이들의 자연스러운 소통을 해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우치다 료 나고야대 교육사회학 교수는 “학생들에게 ‘씨’ 호칭을 강요하려면 왜 그런 호칭이 필요한지 어른부터 이해하고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네티즌들도 “따돌림을 방지하려다 학생들 사이 거리를 영영 멀어지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