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사진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2022년 5월 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예산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는 모습. /연합뉴스AP

미국이 중국군의 대만 침공 시니리오를 상정, 대만에 중국군 상륙작전을 저지하는데 효과적인 무기를 판매한다. 미국이 대만 측에 구매 권장 무기 리스트 20개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국과 대만 간 회의 기록을 입수했다며 14일 이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이 대만에 최우선으로 판매하려는 무기는 대함 미사일과 미사일 방위 시스템이다. 즉, 해안에 상륙하려는 적국 해군을 공격하면서 전쟁 초반에 쏟아질 미사일 공격을 최대한 요격하는 무기를 대만에 대량 배치한다는 것이다. 올 3~4월 미국 정부(국무부와 국방부)가 다수의 미국 방산업체들이 참여하는 미국-대만비즈니스평의회 측과 회의를 가졌고, 이 자리에서 대만 판매 무기 리스트 방침에 대해 설명했다. 이같은 방침은 이달중 열릴 예정인 미국-대만간 전략 회담에서 다시 논의하고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닛케이는 이런 보도는 미국 정부 측이 미국-대만비즈니스평의회에 설명한 회의 기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의 기록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관리들은 비대칭 무기 판매를 최우선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닛케이는 “비대칭 무기는 군사력이 크게 다른 적군에 대항하는데 효율적”이라며 “초기 침공 직후에 빠른 대처에 유효한 무기”라고 보도했다. 단, 핵과 같은 비대칭무기를 지칭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시나리오상 중국은 대만 침공시, 상륙작전에 나서기 전에 대량의 정밀미사일을 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따라서 대만군은 초반에 미사일 공격을 피해, 병력을 잔존시켜야 이후 중국군의 상륙작전에 대항할 수 있다.

미국은 또 적군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하는 정보 수집 시스템과 조기 경계 시스템이 대만에 필요하다고 봤다. 미국은 대만 측에 20개 정도의 구체적인 무기와 시스템 목록을 작성해 매각 우선 대상이라고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투기는 이번 비대칭 무기 목록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활주로가 파괴되면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대만에 전투기 F16 판매를 결정했지만 신규 전투기의 판매는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닛케이와 인터뷰서 “(비대칭 무기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무기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만에게는 이전보다 강하게 미국이 생각하는 중점 분야(의 무기 구입)를 권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대만은 안보 관련, 정부 관료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이달내 미국에서 열 예정이다.

미국 내에선 중국이 2027년까지 대만 침공에 필요한 능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바이든 정권 내에서 중국을 억제하기 위해, 대만의 자위력 강화를 도울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