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일하는걸 ‘정상 근무’로 보고, 회사에 출근하면 ‘출장’으로 인정하는 파격적인 재택 근무를 일본 기업이 도입한다. 전통적으로 가장 보수적인 기업으로 꼽히는 일본 통신기업 NTT그룹이다. 대상 인력은 약 3만명이다. 재택 근무에도 가장 느리게 반응하던 일본이 미국이나 한국이 ‘직장 복귀’라는 분위기가 나오는 가운데 정반대의 파격적인 재택 근무 실험에 나서는 것이다.
1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NTT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NTT와 NTT도코모, NTT동일본, NTT서일본, NTT데이터는 오는 7월부터 직원의 근무를 원칙적으로 재택으로 정하는 근무 방안을 실시한다. 요미우리는 “직원들이 보다 자유롭게 일하는 환경을 마련,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자는 게 NTT의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재택근무가 원칙이기 때문에 그동안 ‘재택근무할 때 제출했던 신고’는 불필요해진다. 또 재택근무일 때 본인의 집과 같이 특정 지역을 지정하지도 않는다. 예컨대 도쿄에 있는 NTT동일본 직원이 오사카에서 근무해도 상관없다는 것이다. 직원이 본사나 지사의 사무실에 갈 일이 있을 때는, 반대로 ‘출장’으로 취급한다. 교통비는 상한을 두지 않고 지급할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NTT는 비행기를 이용한 출근도 허용한다”고 보도했다. 오사카에서 재택하던 직원이 도쿄의 본사로 올 때 비행기를 타고오면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출장이기 때문이다.
당장은 주요 계열사 3만명이 대상이지만, 장기적으론 NTT그룹의 전체로 확산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룹 전체는 인력이 18만 명에 달한다. NTT는 2021년 8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재택 근무 전환’을 결정했고 조금씩 전근이나 단신 부임자를 없애는 작업을 해왔다. 또 지역 거점 사무실을 마련, 직원들이 집 근처의 사무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왔다. 요미우리신문은 “재택근무는 일본에서도 야후와 같은 IT기업이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약 3만명을 대상으로 하는 NTT그룹의 사례는 이례적인 대규모로 평가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