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 한·일 정상회담 관련 질문에 “국가 간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화의 기본”이라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기시다 총리는 21일 오후 일본기자클럽이 주최한 9개당 당수 토론회에서 6월말 개최되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기간 한·일 양국 정상회담이 열릴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 일정은 아직 정해져있지 않지만 대화는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일본과 한국은 지역의 안전보장 환경을 고려했을 때 중요한 관계”라며 “일·한 관계를 꼭 안정시키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서라도 양국의 과제, 조선반도구노동자문제(강제징용 피해자 문제) 등에서 전진을 꾀해야 한다”며 “나라 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 이게 기본이다”라고 설명했다.
나라 간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기시다 총리의 발언은 일본 정부가 고수하는 공식 입장으로, 강제노역·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 및 2015년 위안부 합의 등으로 해결됐다는 뜻이다. 이 때문에 일본 정부는 강제노역·위안부 피해자들이 낸 배상 요구 소송이 국제법에 반하고 한국 측이 일본이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일본과 중국의 정상회담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도 기시다 총리는 “일·중 정상회담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화는 중요하다”며 “구체적으로 (장차)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일본으로서 주장할 것은 주장해야 한다”며 “(중국이)대국(大國)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29∼30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파트너국으로서 각각 참석한다. 일본 정부는 이 기간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나 한·일·호주·뉴질랜드 4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