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어머니가 빠진 특정 종교 단체에 아베 전 총리가 보낸 영상 메시지’를 계기로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 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해당 종교의)신자로 거액의 돈을 기부해 (집안이)파산했다”며 “반드시 벌을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며 원한을 품었다”고 진술했다.
당초 야마가미는 이 종교 단체의 지도자를 살해하려 노렸으나 접근이 어렵다고 판단한 뒤 타깃을 아베로 바꿨다. “아베가 (종교 단체에)보낸 영상 메시지를 보고 종교 단체와 아베가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이 종교 단체는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인터넷에는 이 단체 대표들이 설립한 민간활동단체(NGO) 집회에 보낸 아베의 비디오 메시지 영상이 올라와 있다”고 설명했다. 아베의 정치 신조 때문이 아니라, 아베가 이 종교를 일본 내에 확산시킨 것으로 믿고 살해 대상을 바꿨다는 주장이다.
이 신문이 해당 종교단체에 확인한 결과 야마가미의 어머니는 이 종교 신자로 등록돼 있다고 한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야마가미의 부친이 건설회사를 경영하다 야마가미가 어릴 때 갑자기 숨졌고, 회사를 물려 받은 어머니가 종교활동에 빠지며 집안이 파산한 것으로 보도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야마가미를 포함한 세 남매는 친척들에게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전화하는 등 생활고를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친척들은 “야마가미가 종교단체를 계속 원망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아사히에 말했다.
실제 야마가미의 모친은 2002년 나라지방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았고, 2009년 건설회사 역시 문을 닫았다.
야마가미는 지난 8일 나라현 나라시에서 참의원 선거 지원 유세 중이던 아베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