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를 총으로 쏴 살해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41)가 10일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범행 당시 안경을 썼던 야마가미는 이날 안경을 벗고 담담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10일 오전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나라현 경찰은 살인미수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된 야마가미를 살인 혐의로 전환해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일본 매체들은 일본 나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는 야마가미의 모습을 보도했다. 덥수룩한 머리에 남색 반팔 티셔츠를 입은 야마가미의 모습은 비교적 담담해 보였다. 범행 당시 안경을 썼던 야마가미는 이날 안경을 벗고 있었다. 야마가미는 날카로운 눈매로 경찰서를 나섰다. 그는 취재진과 카메라쪽을 쳐다보기도 했다.

8일 오전 11시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연설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직접 제작한 총으로 두 차례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의 집 가택 수색에서 나온 사제총/ANNnewsCH
8일 오전 11시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연설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직접 제작한 총으로 두 차례 쏴 숨지게 한 야마가미 데쓰야의 집 가택 수색에서 나온 사제총/ANNnewsCH

야마가미는 8일 오전 11시30분쯤 나라현 나라시에서 연설 중이던 아베 전 총리를 직접 제작한 총으로 두 차례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목 아랫부분과 왼쪽 가슴에 총상을 입고 쓰려졌고, 의료 헬기로 나라현립의과대학 부속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5시3분 사망했다.

◇ “아베가 이 (종교)단체를 널리 퍼뜨렸다고 생각해 원망하고 있었다”

8일 일본 나라현에서 아베 전 총리를 총기로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데쓰야가 경호원들에게 제압당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야마가미가 경찰조사에서 밝힌 범행 동기다. 마이니치신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야마가미는 경찰조사에서 특정 종교단체명을 언급하며 “어머니가 신자고 많은 액수를 기부해 파산했다. 이 단체의 리더를 노리려 했지만 어려웠고, 아베 전 총리가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노렸다”고 진술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단체는 일본이 아닌 해외에서 생긴 종교 단체다. 아베 전 총리는 이 단체 대표들이 설립한 민간활동단체 행사에 영상을 보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1981년생인 야마가미는 3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으며, 아버지는 건설사를 운영했다. 야마가미가 어릴 때 아버지가 사망하고, 회사를 물려받은 어머니가 종교 활동에 빠지며 갈등이 시작됐다.

야마가미는 1999년 인문계 고등학교인 나라현립고등학교를 졸업했으나, 대학엔 진학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2002년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고, 회사는 2009년 문을 닫았다. 야마가미의 친척은 아사히신문에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종교를 둘러싸고 고생을 했다”며 야마가미 남매가 자신에게 전화를 해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토로했었다고 전했다.

야마가미는 2002년 해상자위대에 입대해 임기제 자위관으로 2005년까지 복무했다. 이 기간에 소총 사격, 해체 조립을 배운 것으로 확인됐다. 2020년부터는 간사이 지역에 있는 제조업체에서 파견노동자로 일하다가 지난 5월 퇴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