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관계자가 2020년 12월 하야부사2가 호주 우메라사막에 떨어뜨린 소행성 ‘류구’의 토양이 담긴 캡슐을 회수하고 있다./뉴시스

일본 무인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 2′가 화성 궤도 소행성에서 채취한 토양에서 단단한 광물이 유기물을 둘러싼 구조가 발견됐다. 생명의 근원이 되는 유기물이 ‘보관함’ 역할을 하는 광물에 담겨 안전하게 지구에 도착했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증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해양연구개발기구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을 국제 학술지 네이처아스토로노미(Nature Astronomy)에 이날 게재했다. 분석한 토양은 2014년 발사한 하야부사 2가 약 3억km 떨어진 화성 궤도 부근의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것이다. 연구팀이 모래알 8개를 분석한 결과, 광물 내부에 지방족 탄화수소를 다량 보유한 유기물이 담겨 있었다. 비교적 단단한 광물이 열과 충격에서 유기물을 보호한 것으로 보인다.

또 모래에 포함된 수소와 질소를 분석한 결과, 특성이 해왕성 외곽에 존재하는 우주 먼지와 상당히 유사했다. 태양계 외곽에 있던 소행성 류구가 천체 이동 등에 의해 화성 근처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류구의 토양에서는 아미노산 20여 종이 발견됐는데, 과학자들은 46억년 전 태양계 탄생 당시에 만들어진 류구의 토양이 원시 태양계에 존재하는 물질을 담고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아사히신문은 “류구의 토양에는 물과 유기물이 상당량 포함됐다”며 “광물이 요람 역할을 해, 태양계 외부에서 지구까지 물과 유기물을 안전하게 운반했다는 가설을 연구팀이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하야부사 2가 채취한 류구의 토양 5.4g을 조금씩 나눠 각국 연구 기관에 시료로 제공해 분석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연구팀은 50mg을 받아 연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