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카와 마사쓰구 ADB 총재./조선DB

아시아 지역 저개발 국가의 경제개발 자금을 지원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앞으로 중국 지원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2021~2025년 계획 집행을 끝으로 중국에 더는 신규 융자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에 ADB가 매년 수십억 달러씩 융자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1966년 설립된 ADB는 일본이 최대 출자자로, 일본인이 역대 총재를 맡아온 국제기구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사카와 마사쓰구 ADB 총재가 인터뷰에서 내년에 중국 신규 융자를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사카와 총재는 “(중국을) ADB에서 졸업시킬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ADB가 이 같은 방안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과 싱가포르는 ADB 지원 대상국에서 정식 졸업했다.

중국은 ADB 자금을 가장 많이 가져다 쓴 국가 중 하나다. 현재 융자 잔액이 총 196억달러(약 26조원)로, 인도에 이어 둘째로 많다. ADB 총융자금의 14%에 달한다. 2016~2020년에는 90억달러를 융자받았고, 2021~2025년 예정 금액은 70억~75억달러에 달한다. 중국에 융자금 지원을 중단하면 그만큼 저개발 국가의 몫이 늘어난다.

ADB 지원국 기준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7455달러(약 990만원) 이하인 나라 중 국제 자본시장에서 자금 조달이 곤란하고, 사회보장제도 같은 인프라 지표가 낮은 국가로 한정하고 있다. 중국은 GNI와 자금 조달 지표가 이미 지원 대상국 범위를 벗어나, 내년에 공식 검토에 들어가면 졸업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은 6년 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설립,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ADB나 세계은행(WB)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에 본부를 둔 AIIB는 최근 극심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스리랑카에 긴급 자금 1억달러 지원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사카와 총재는 “독립된 국제기구인 ADB와 AIIB는 일본과 중국 정부 간 관계와 별개로 상호 협조하며 저개발 국가를 지원하고 있다”며 “일·중 관계에 따라 AIIB와 협조를 강화하거나 관계를 끊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