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중순 출범할 중국 시진핑 3기 정권에서 권력 서열 넘버2인 총리 자리에 왕양(汪洋·67)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가 유력하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왕양(汪洋·67)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과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왼쪽부터).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중국 공산당 관계자들을 인용해 시진핑 3기 출범과 함께 리커창 현 총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리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을 포함해 7인으로 구성되는 최고기구인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는 연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차기 총리에는 55년생인 왕양과 63년생 후춘화 간 경쟁이 막판까지 치열할 것으로 봤다. 중국 공산당은 10월 16일 당대회를 열고 시진핑 주석의 3기 연속 연임을 확정하고 곧이어 주요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안후이성의 식품 공장 노동자 출신인 왕양은 충칭시와 광둥성 총서기를 지냈고 국무원의 산업 부총리를 역임했다. 후임 총리의 가장 중요한 임무인 코로나 이후 경제 재건에 적격이라는 평가다. 현재 상무위원인 왕양은 중량급 인사로 안정감이 있는 데다 53년생인 시진핑 총서기와 연배도 비슷해 후계 구도와 거리가 먼 것도 오히려 유리한 대목이다.

1963년생에 베이징대를 나온 후춘화 부총리는 2006년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의 제1서기를 역임해 공청단의 차기 주자로 꼽히는 인물이다.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의 정치 기반이기도 한 공청단은 한때 시진핑 주석이 견제했던 조직이기도 하다.

요미우리신문은 “후 부총리는 지난 7월 당 기관지에 시진핑의 실명과 지도 사상을 50회 이상 언급하는 충성 서약과 같은 기고문을 게재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의 중국 정치 연구자는 “(59세인 후춘화가 총리가 되면) 시진핑의 후계자로 인식돼 영향력이 너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무위원에도 리커창과 함께 공청단 출신이 2명이 되기 때문에 시진핑 총서기에게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요미우리는 “총리 후보군에는 시진핑 총서기의 측근인 리창(李強·63) 상하이시 당서기와 한정(韓正·68) 수석 부총리도 거론되지만 리창은 상하이 록다운(도시 봉쇄)을 제대로 수습 못 한 게 발목을 잡고 있고 한 수석부총리는 당 관계자 사이에선 퇴임설이 나온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