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이르면 다음 달 외국인의 무(無)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은 코로나 팬데믹이 본격화하던 지난 2020년 3월 바이러스 유입·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외국 국적자의 무비자 입국을 불허했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비자 면제 제도 부활과 외국인 입국자 인원 제한 폐지, 개인 여행 허용 등을 전면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코로나 감염 확산 방지와 사회·경제 활동 간 균형을 잡으면서 (이 같은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가 다음 달까지도 현재와 같은 감소 추세를 보이면 외국인 무비자 입국 금지를 포함한 입국 규제를 철폐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의 코로나 확진자는 12일 5만2918명에 그쳐 4일 연속 10만명 미만을 기록했다. 1~2개월 전만 해도 하루 20만명 안팎이었는데 최근 대폭 줄어든 것이다.
일본은 지난 7일 외국인 입국자 상한을 2만명에서 5만명으로 늘리고 입국 72시간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 의무도 3차 접종자에겐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입국 규제를 주요 7국(G7) 수준으로 완화한다는 방침에 따라 점진적으로 입국 장벽을 낮추고 있다.
이런 규제 완화 움직임은 침체된 일본 경기를 살려야 한다는 사회 분위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버크레이즈증권은 “외국 관광객 소비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경우, 관광 시장 규모는 연 6조엔(약 57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019년 외국인 지출액은 총 4조8000억엔이었는데 지금은 엔저 효과 덕분에 2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추산한 것이다. 닛케이는 “외국인 관광객은 달러 등을 팔고 엔화를 구매하기 때문에 엔화 가치 하락을 막는 효과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다만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급증할 경우 입국자 상한 규제만 먼저 폐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