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난마돌이 일본 열도를 관통하면서 전국에서 사망자 2명과 부상자 115명이 발생했다고 일본 NHK가 19일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난마돌은 19일 후쿠오카현에 상륙한 뒤 진로를 동북 방향으로 바꿔 시속 약 35㎞로 이동하고 있다. 20일 오전에는 도쿄 등 수도권 일대로 태풍이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난마돌의 최대 풍속은 초속 30m, 최대 순간풍속은 초속 40m로 전날(각각 45m·65m)보다 다소 약해졌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선 이번 태풍으로 폭우가 내려 강수량 1000㎜에 육박하는 등 재해 우려가 여전하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전했다. 미야자키현 에비노시 부근에선 24시간 강수량이 725.5㎜를 기록하는 등 일본 규슈 일대와 야마구치·에히메현 등 서일본에선 기상 관측점 7곳의 24시간 강수량이 관측 사상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NHK는 19일 오전 8시쯤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시 한 농지에서 60대 남성이 침수된 차량 안에서 심폐 정지 상태로 발견돼 소방 당국이 구출했지만, 끝내 숨졌다고 보도했다. 미야자키현 미마타정(町)에서도 산사태에 휩쓸린 40대 남성이 사망했다. 히로시마현 하츠카이치시에선 외출한 82세 남성이 실종돼 현지 소방과 경찰이 수색에 나섰다. 이 밖에도 전국에서 최소 115명이 강풍 때문에 부상을 입었다고 NHK는 밝혔다.
태풍이 관통하는 지역에서는 철도와 비행기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JR(일본 철도)규슈는 19일 신칸센 전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JR서일본도 히로시마~하카타 노선을 첫차부터 중단했고, JR도카이는 나고야~신오사카 노선을 오후부터 운행 정지 조치했다. 일본항공(JAL)은 규슈 등 서일본 지역을 운항할 예정이었던 국내편 463편을 결항시켰다. 전일본공수(ANA)도 383편의 운항을 중단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참석을 위한 출국을 20일로 하루 연기했다. 일본 기상청은 난마돌이 20일 오전 니가타현 등 동해 인접 지역에 상륙한 뒤, 이날 오후 일본 열도를 벗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인구 330만명의 중미 카리브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선 18일 오후 3시 20분(현지 시각) 허리케인 피오나가 남서부 연안을 강타하면서 한때 섬 전체 전력이 차단됐다고 CNN 등이 전했다. 이날 새벽 1등급 허리케인으로 격상된 피오나가 최대 풍속 시속 약 160㎞로 몰아치면서 주요 지역 송전선이 파괴돼 푸에르토리코 전역이 ‘블랙 아웃(대규모 정전)’ 사태에 빠지며 어둠에 휩싸였다. 섬 곳곳에서 다리와 도로가 유실됐고,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5년 전 허리케인 마리아로 약 3000명이 숨진 바 있는 푸에르토리코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푸에르토리코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푸에르토리코 주 정부는 각지에 대피소를 개설하고 전국 학교들에 휴교령을 내렸다. 페드로 피에르루이시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위기 사태에 대비해 주 방위군이 비상 가동 중”이라며 주민들에게 “안전한 곳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미 국립 허리케인센터는 “피오나가 푸에르토리코를 지나 도미니카공화국 쪽으로 향하면서 이미 재앙과 같은 홍수를 일으키고 있다”고 밝혔다. 푸에르토리코 남동쪽 강 수위는 약 7.62m를 넘어 허리케인 마리아 당시의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