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일본 도쿄 시내의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암살당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국장 거행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장은 이달 27일로 예정돼 있다. / EPA 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일본 아베신조 전 총리의 국장에 불참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주요 7국(G7)의 수장 가운데 유일하게 아베 국장에 참석키로 했던 인사다. 이에 따라 G7 수장이 전원 아베 국장에 오지 않는 상황이 됐다.

2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24일(현지 시간) 캐나다 북부에 상륙한 허리케인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방일 일정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당초 일본 기시다 내각은 아베신조 전 총리의 국장이 국제적인 조문 외교의 장이 될 것으로 봤지만, 막상 상황은 정반대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아베 국장은 27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리며, 장례위원장의 자격을 겸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26~28일 3일간 외국 주요 인사와 정상급 회담을 연이어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미국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G7의 수장은 한 명도 직접 도쿄에 오지 않는다. 미국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온다. 또한 아베 신조 전 총리의 8년 8개월 총리 재직 기간, 주요 외교 파트너였던 미국의 오바마 전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독일의 메르켈 전 총리 등도 방일하지 않는다. 한국이나 중국, 러시아 등 일본의 주요 외교 상대국도 대통령이나 국가 주석과 같은 국가 수장은 오지 않는다. 주요 국가 수장의 국장 참석은 인도 모디 총리와 호주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 뿐이다. 한국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당초 일본 정부는 국장 참배자수를 6000명 전후로 봤지만, 실제로는 4300명에 불과할 전망이다. 초청장을 받는 외국과 일본내 인사들이 현지 대사의 참석이나 불참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언론은 “국장 초청장을 받은 국내 주요 인사 중 약 40% 정도가 불참 의사를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외에서도 주일대사 등이 대신 참배하고, 본국에서 주요 인사를 파견하는 경우는 예상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당초 50여국의 수장급 인사와 조문 외교한다고 밝혔지만, 실제로는 30여 국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아사히신문은 “6000장 이상의 안내장을 송부했는데도 최종 답변일까지 출석 여부를 답하지 않은 인사만 수백명 이상이었고 각 부처의 담당자들이 한 명씩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소동이 있었다”며 “국장 5일 전인 22일에야 최종 출석 예상 인원이 발표된 이유”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