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 바이든 정부가 미국산 무기를 대만과 공동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0일 보도했다. 방공 시스템과 탄약 등 충분한 무기를 대만에 공급해 중국의 도발을 억제하려는 목적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미국과 대만 간 무기 수출입 관련한 3명의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공동 생산을 위한 초기 단계의 협의를 이미 시작했다. 방식은 미국 방위기업이 무기 제조와 관련한 기술을 제공하면 대만의 생산라인에서 무기를 제조하는 것이다. 또한 대만의 공장에서 만든 부품을 미국이 공급받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2023년에 구체적인 공동 생산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미국은 그동안 전투기, 함선, 탄약 등 무기를 대만과 공동 생산한 전례가 없다. 미국 역대 행정부는 기밀 정보의 유출 위험 탓에 미국산 무기의 공동 생산에는 소극적이었다.
바이든 정부가 공동생산안을 검토하는 데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판단 탓이다. 미국의 블링컨 국무장관은 17일 캘리포니아주의 한 행사에서 “중국은 이전에 비해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대만과) 재통일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중국군이 대만 침공을 위한 군사적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을 2027년으로 보고 있다.
반면, 미국의 대만 무기 공급은 원활하지 않은게 현실이다. 대만은 거의 전량의 무기를 미국에서 공급받는다. 미국 정부가 대만에 무기 매각을 승인하고 인도까지에는 통상 수년에서 10년 정도가 소요된다. 여기에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무기를 제공하는데다, 전세계적인 무기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미국 측으로선 현재 생산 능력만으론 대만에 원활하게 무기를 공급하는 게 쉽지 않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리포트는 ‘휴대형 방공시스템인 스팅어와 고성능 로켓포인 하이머스의 재고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스팅어는 미국 방산업체 레이시온 테크놀로지스, 하이머스는 록히드 마틴이 각각 제조하고 있다. 둘 다 대만 국방부가 구매하기로 한 무기다.
대만 국방부는 지난 5월에는 2026년 3월까지 전부 공급 완료될 예정이었던 스팅어의 납품 일정이 늦어질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만은 2027년까지 하이머스를, 2028년에는 대함미사일 하푼을 모두 인도받을 예정이다. 미국 의회 자료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2019년 7월 이후에 매각 승인한 무기 가운데 최소 10건의 무기 인도가 완료되지 않았다. 견적 금액만 130억 달러(약 19조원)에 달한다.
미국은 대만의 자위력 강화를 위해 주변 동맹국에도 무기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영국 트러스 총리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대만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동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는 과거에 프리깃함과 전투기를 대만에 판매한 전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