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중국, 동남아 등에 있는 해외 공장을 자국으로 옮기고 있다. 중국의 대만 침공 위협과 같은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엔저(엔화 가치 하락) 영향으로 일본에서 제품을 만드는 것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8일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의 대표 제조업체인 캐논이 현재 40% 정도인 해외 생산 비율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매출 규모가 3조8000억엔(약 36조원)인 캐논은 복사기와 프린터 같은 사무기기를 주로 중국이나 동남아에서 생산했지만 이젠 일본 내 생산량을 늘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타라이 후지오 캐논 회장(CEO)은 “해외 공장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해 주력 공장을 일본에 가지고 올 것”이라며 “(대만 유사 사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국가에 공장을 방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제조업체인 아이리스오야마는 이달부터 중국 공장에서 생산하던 생활용품 일부를 일본 공장으로 이관하기 시작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해 일본으로 반입하는 것보다 일본에서 생산하는 비용이 20% 정도 저렴해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오디오 제조회사인 JVC 켄우드도 중국과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만들던 내비게이션 물량을 일본 공장으로 돌리기 시작했다. 의류기업 월드는 고가 의류 제품의 일본 내 생산 비율을 현재 35%에서 50%로 높이기로 결정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엔고 시절에 벌어진 일본 기업의 해외 공장 이전과는 정반대의 흐름이 막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했다. 1980년대 이후 지속된 엔고 탓에 일본 내 생산 비용이 폭등했고 일본 제조기업은 생산 거점의 해외 이전을 추진해왔다. 일본 경제사회총합연구소는 “일본 제조업 가운데 해외에 공장을 둔 비율은 1980년대 30% 안팎에서 2013년에는 70%를 돌파했지만 흐름이 바뀌면서 2026년에는 65%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