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관광지인 교토와 오키나와에 최고급 호텔과 리조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지역의 최고급 호텔들은 지난 1~2년간 코로나로 최악의 시간을 보내면서도 팬데믹 이후에 일본을 방문할 부유한 외국인 관광객을 노리고 준비해온 것이다.
24일 아사히신문은 글로벌 호텔체인 힐턴그룹이 교토의 금각사 북쪽 인근에 연 ‘로쿠 교토(ROKU KYOTO)’가 주말마다 객실이 거의 모두 차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114객실을 보유한 로쿠 교토는 저렴한 방도 1박당 10만엔(약 96만원) 정도 하는 고가 숙박 시설이다. 작년 9월 호텔이 문을 열 당시, 일본은 코로나 긴급 사태를 선언하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다. 그래서, 돈주머니 두둑한 해외 고급 관광 수요를 노린 최고급 호텔이었지만 개업 초기엔 외국인 이용자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달 일본이 외국인 입국을 완화한 이후에는 미국·유럽 등지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이 객실의 절반 가까이를 채우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교토에선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도 최고급 호텔이 꾸준히 문을 열었다”고 보도했다. 교토시는 호텔 객실수가 2021년 말 5만8616실로, 코로나 직전인 2018년보다 1만2000실 정도 증가했다. 올 1월에는 ‘호텔 오쿠라 교토’가 교토 헤이안신궁의 동쪽 인근에서 문을 열었고, 올 여름에는 JR큐슈의 최고급 호텔체인인 ‘더 블로섬 교토’가 영업을 시작했다. 앞으로도 힐턴그룹이 2024년 교토에 다른 신규 호텔을, 싱가포르의 카펠라호텔그룹이 2025년 ‘카펠라 교토’를 개업할 예정이다. 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호텔인 제국 호텔도 2026년 교토에 신규 호텔을 연다.
오키나와에서도 최근 2~3년 사이에 힐턴그룹과 할레쿨라니호텔이 신규 호텔을 냈다. 일본 대표 리조트인 호시노야도 코로나가 한창이던 2020년에 ‘호시노야 오키나와’를 개업했다. 외국계 고급 호텔들은 일본에 진출할 때 먼저 도쿄에 첫 호텔을 세우고 두 번째와 세 번째를 교토와 오키나와의 순(順)으로 진행한다. 오키나와는 올해 자국인을 포함한 방문객 610만명을 기록해 코로나의 침체에서 빠르게 회복할 전망이다. 오키나와는 2018년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가 2020년과 2021년에는 300만명 안팎까지 추락했었다. 제국호텔의 관계자는 “‘위드 코로나’ 시기에는 부유층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급 호텔의 수요가 일반 호텔 못지않게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