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동물보호시설 업체가 매달 3600원씩을 내면 고양이를 기를 수 있는 이른바 ‘고양이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다가 동물 애호가 및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30일 TV아사히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기업 ‘노라네코뱅크(のら猫バンク·길고양이 은행)’는 지난 15일 월 380엔(약 3600원)을 지불하는 회원에게 고양이 1마리를 양도해주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노라네코뱅크는 지난 4월 “길고양이 살처분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설립된 동물보호시설 운영 업체로, 보호하고 있는 고양이를 ‘구독’ 형태로 기를 수 있도록 빌려주겠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일반적으로 고양이를 기르기 위해선 ‘평생 책임지고 돌봐야 한다’는 인식이 크지만, 고령자 등 부득이한 이유로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 서비스는 번거로운 심사 없이 고령자나 독신이어도 회원이 될 수 있고, 중간에 고양이를 기를 수 없게 되면 보호시설로 무료 회수한다”고 말했다.
해당 서비스가 공개된 직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선 “고양이 생명을 장난감 취급하는 걸 멈춰라” “환경 변화에 예민한 고양이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등의 항의가 쏟아졌다. 일본 동물 보호 활동가 사토 에이키씨는 “충동적인 동물 입양을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심사와 고액의 비용을 부과해도 모자란데, 시대에 역행하는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반면 “심사 기준만 잘 갖춘다면 늘어나는 길고양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들도 소수 있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증폭되자 일본 정부가 실태 파악에 나섰다. 니시무라 아키히로 환경상은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고양이 구독) 서비스에 대해 파악하는 중”이라며 “세부 사항이 밝혀지는 대로 동물 관리 당국을 통해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를 대표해 구독 서비스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러자 이 업체는 지난 29일 해당 서비스를 중단하고, 전 회원을 상대로 환불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발표, 논란이 일단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