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의 회고록이 다음 달 8일 출간된다. 작년 7월 유세 도중에 거리에서 피살된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12개월)에 이어 2012~2020년(7년 8개월)까지 약 9년간 집권한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다. 외조부가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이고 부친인 아베 신타로는 외무상을 지낸 정치 명문 집안 출신이다.
3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회고록’은 아베 전 총리가 구술한 내용을 요미우리의 하시모토 고로 특별편집위원과 오야마 히로시 논설부위원장이 듣고 정리한 책이다. 아베 전 총리는 2020년 10월 총리를 퇴임한 뒤 한 달이 지난 때부터 약 1년간 두 명의 요미우리 고참 기자와 18차례 만나 약 36시간 구술했다. 요미우리는 “애초 작년 초 간행 예정이었으나, 아베 전 총리가 민감한 내용이 많다며 연기를 요청해 출간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7월 총격 사건으로 아베 총리가 사망한 뒤, 부인 아키에 여사의 동의를 얻어 이번에 출간된다. 감수는 아베 전 총리의 측근이었던 기타무라 시게루 전 국가안전보장국장이 맡았다.
이 신문은 “회고록에는 총리 재직 시절, 주요 고비 때 아베 전 총리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겼다”고 했다. 막강한 권력자였던 그가 일본 재무성 관료들과 쉽지 않은 싸움을 했다는 대목이 나온다. 그는 2014년 11월 중의원을 해산한 이유에 대해 “증세론자를 침묵시키기 위해선 해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증세론자는 재무성 관료들이었고 그는 해산한 다음 달 치른 선거에서 압승해 소비세율 인상(8→10%) 시기를 1년 반 연기했다. 아베 전 총리는 “예산 편성을 담당하는 재무성의 힘은 강력하다. 자신들의 뜻에 따르지 않는 정권은 아무렇지도 않게 무너뜨리려고 달려든다”고 말했다.
회고록에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 외국 정상도 등장한다. 호전적으로 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실제론 군사행동에 소극적이었으며, 북한이 이런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도록 본인이 미국 행정부와 함께 안간힘을 썼다는 대목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