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창업주 장남인 도요다 쇼이치로(豊田章一郞·98) 명예회장이 14일 심부전으로 별세했다.
도요다 명예회장은 1925년 나고야에서 도요타자동차의 실질적 창업주인 도요다 기이치로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47년 나고야대 공학부를 졸업했고 도호쿠대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창업주인 아버지 도요다 기이치로가 사망하는 바람에 1952년 도요타자동차공업(현 도요타자동차)에 입사, 27세의 젊은 나이에 이사를 맡았다. 아이치현 도요타시에 있는 모토마치공장의 공장장, 기술담당 부사장을 거쳤고 1981년 도요타자동차 판매 사장, 1982년 도요타자동차 사장에 취임했다. 이후 1992년까지 사장을 맡아 도요타를 현재의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가 독일의 자동차를 추월하는 차를 만들겠다고 당시 내놓은 고급 브랜드가 렉서스였다.
도요다 명예회장은 1980년대 당시 미일 무역 마찰로 일본 자동차의 과도한 미국 수출이 도마 위에 오르자 미국, 캐나다에 현지 공장을 건설해 해외 거점을 강화했다. 일본과 유럽 간 무역 마찰 때도 영국서 현지 생산을 결정하는 등 도요타의 세계화 전략을 이끌었다. “도요타의 사전에 만족이라는 단어는 없다”며 도요타의 글로벌 전략을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1999년에 명예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 일본의 대표적 기업인 단체인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도요다 전 회장은 게이단렌 회장 시절에도 “나는 기술자다”라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도요타자동차는 그가 퇴임한 2007년에 처음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과거 76년간 세계 자동차 1위였던 미국 제너널 모터스(GM)를 넘어선 것이다. 이후 도요타의 위기 때 등판한 게 그의 장남인 도요다 아키오 전 사장이다. 2009년부터 14년간 도요타 사장을 맡은 그의 장남은 최근 전문 경영인에게 CEO 자리를 넘기고 뒤로 물러났다. 도요타는 2020년 이후에 3년 연속 세계 판매 대수 1위를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