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기술인 핵융합 분야에서 중국의 핵심 특허 건수가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기록했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인공 태양’으로 불리는 핵융합 분야는 2000년대만 해도 미국이 주도권을 쥔 대표적인 첨단 기술 분야였지만 중국 2015년 이후 핵심 특허를 대폭 늘리며 추월했다는 것이다. 핵융합을 활용하면 이론상 연료로 쓰이는 중수소나 삼중수소 1g에서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
일본 시장 조사기업 아스타뮤제가 2011년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공개된 이 분야의 특허 1133건을 분석한 결과, 중국의 평가점수는 4만3156점으로 미국(3만8145점)과 영국(3만792점)을 앞섰다. 4·5위는 일본(1만6566점)과 러시아(9821점)였다. 아스타뮤제는 실현 가능성이나 권리 잔존 기간 등을 평가해 특허에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각국의 경쟁력을 평가했다. 상위 5국에 한국은 들지 못했다.
중국은 특허 출원 수와 가치 평가에서 모두 1위에 올랐다. 최고 가치를 인정받은 특허는 핵융합로 내벽에 쓰이는 특수 세라믹 복합 재료에 관한 것으로, 중국과학원이 출원했다. 중국은 핵융합로 구현 분야에서 필수적인 특허를 다수 보유하며 강점을 보였다.
2위인 미국은 지난해 12월 핵융합 연구 시설인 ‘국립점화시설(NIF)’ 연구팀이 핵융합 ‘점화(ignition)’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점화는 핵융합을 일으키기 위해 투입한 에너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핵융합 반응으로 생산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스타트업 헬리온에너지나 빅테크 기업 구글과 같은 민간 기업들이 핵심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9월 미래의 무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이 분야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5000만달러(약 650억원)를 민간 기업의 핵융합 상용화에 지원한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