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미국과 함께 중국의 타이완 무력 침공에 맞설 경우, 중국의 타이완 점령은 막을 수 있지만, 일본 자위대도 막대한 희생을 치를 것이라는 일본 민간연구소의 시뮬레이션 결과가 나왔다.
한편,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윌리엄스 번스 국장은 26일 미국 CBS 방송 인터뷰에서 “중국은 (러시아 대통령)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경험을 보면서, 성공적으로 타이완을 침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더 깊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케이 아시아에 따르면, 일본의 사사가와 평화재단은 지난 1월21일부터 나흘에 걸쳐서 미ㆍ일이 중국의 타이완 공격을 막는 워게임을 실시했다. 일본과 미국에서 안보 관련 학자와 연구원, 전 자위대 간부 등 약30명이 이 시뮬레이션을 실시했다.
그 결과, 미ㆍ일 연합군은 약 2주 뒤에 중국군을 격퇴할 수 있었으나, 이 와중에 일본도 최대 144대의 전투기를 잃고, 자위대 병력 전사자 수는 25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워게임에서 미국은 핵추진 항모와 첨단 전투기들을 타이완 주변으로 보냈고, 일본에선 총리가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미군이 자위대 기지와 오키나와와 규슈의 민간 공항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또 전쟁이 전개되면서, 일본 정부는 중국이 일본의 항공자위대 기지들을 공격하리라는 것이 명백해지면서, 전쟁을 ‘실존적 위험’으로 간주했다. 해상자위대의 전함과 F-35 전투기들이 중국군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가담했다.
미ㆍ일 연합군은 중국의 무력 도발이 시작한 지 2주쯤 지나서 중국군을 압도할 수 있었다. 이때쯤 미ㆍ일은 타이완 영공에 대한 제공권을 갖게 되고, 중국군은 보급로가 끊겼다.
4일간의 워 시뮬레이션에서, 중국은 2척의 항공모함을 비롯해 156척의 전함과, 48대의 수송기와 168대의 전투기를 잃었다. 중국군 사상자는 4만 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미국도 1만700명가량의 미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전투기 400대 이상, 전함 19척을 잃게 된다. 일본 자위대는 전함 15척, F-35, F-2(미쓰비시 제작 전투기) 등 144대의 전투기를 잃고, 민간인 희생자 수도 수백~1000명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타이완은 18척의 전함과, 200대의 전투기를 잃고, 전쟁포로를 포함해 1만 3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지난 1월 워싱턴 DC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워게임에서도 24개의 다양한 시나리오 중 대부분에서 중국의 타이완 무력점령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이 시나리오에서도 일본은 100대 이상의 전투기를 잃고, 26척의 전함을 잃었다. 사사가와와 CSIS 워게임은 미ㆍ일ㆍ중이 모두 현재의 전력을 갖고 2026년에 싸우는 것을 전제로 했다. 따라서 중국이 지금처럼 군사력을 키우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이 연구소 측은 밝혔다.
한편, 번스 미국 CIA 국장은 CBS 인터뷰에서 “미국은 중국의 타이완 침공 위협을 심각하게 보며, 무력 갈등 위험은 앞으로 10년 이상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시진핑은 인민해방군에게 2027년까지 타이완 침공 태세를 갖추라고 지시했지만, 이것이 그가 2027년이나 그 무렵에 침공하려고 결심했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번스 국장은 “미국과 유럽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이 중국의 타이완 침공 계산에 작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