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전 세계에서 글과 이미지를 자동 생성하는 생성형 AI 스타트업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상위 30위 기업 중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스타트업은 한 곳도 없다고 26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이 분야에서만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를 넘는 유니콘 기업이 6개나 나왔고, 기업 가치 1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이 30곳을 넘지만,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이 신문이 네덜란드 시장분석기관 딜룸의 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생성형 AI 분야의 최고 가치 기업은 챗GPT를 만든 미국 오픈AI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할 때 기업 가치가 290억달러(약 38조2000억원)로 추정됐다. 챗GPT는 지난해 11월 30일 공개된 이후 3개월도 안 돼 전 세계 이용자가 1억명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로드’라는 새로운 AI 챗봇을 개발 중인 미국의 앤스로픽이 기업 가치 29억달러(약 3조8200억원)로 2위였다. 앤스로픽에는 구글이 투자하고 있다. 마케팅에 쓸 광고 카피를 인간 대신 생성하는 ‘재즈퍼AI’,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 않고 기계와 대화하는 ‘인플렉션AI’, 기업 내 서류를 검색해주는 ‘그린’ 등 3~5위도 모두 미국 기업이었다.
영국 스타트업은 사람 못지않게 일러스트레이션을 순식간에 그려주는 ‘스테빌리티’가 6위에 오르는 등 30위에 5사가 진입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은 4곳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캐나다·네덜란드·에스토니아·독일·호주 스타트업이 1곳씩 포함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생성형 AI 분야 주요 스타트업 100여 곳의 가치를 합하면 약 480억달러(약 63조3000억원)로, 2년 만에 6배로 커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공개된 투자만을 집계해 중국 등에서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스타트업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생성형 AI 시장은 앞으로 연평균 35%씩 급성장해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1000억달러(약 131조8000억원)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