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약 2조원을 들여 개발한 대형 로켓 ‘H3′가 발사에 실패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7일 오전 10시 37분쯤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種子島) 우주센터에서 H3 로켓 1호기를 발사했으나, 상승 도중 2단 로켓 엔진이 점화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JAXA는 발사 실패로 판단, 기체가 추락하기 전 파괴 명령을 내렸다. H3는 지난달 17일 점화 이상으로 발사가 한 차례 연기됐다.
-H3는 어떤 로켓인가?
대형 로켓은 인공위성을 싣고 대기권 밖으로 올라가 궤도에 올려놓는 역할을 한다. H3는 탑재한 인공위성 ‘다이치 3호’를 궤도에 올리는 데 실패한 것이다. 일본은 1994년 독자 로켓 H2 발사에 성공했고, 2001년에는 후속 모델인 H2A 발사에 성공한 우주 강국이다. H3는 일본의 차세대 로켓으로, 2000억엔의 개발 비용이 투입됐다. 달이나 화성 탐사 목적에도 쓰일 예정이었다.
-발사 실패 원인은?
JAXA 측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직 정확한 원인을 모른다는 의미다. 1단 엔진이 순조롭게 연소했고, 1단·2단 분리도 원활했지만, 5분 후 예정된 2단 엔진이 점화하지 않았다. 엔진 자체 결함이나 엔진을 제어하는 전기 계통 문제 등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체 파괴 명령을 내린 이유는?
엔진이 점화되지 않으면 인공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임무는 100% 불가능하다. 로켓 낙하 시 2차 피해가 예상돼 파괴 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파괴된 로켓은 필리핀 동쪽 바다에 떨어졌다. JAXA 측은 “깊은 바다에 떨어졌다”며 “현재로선 회수 작업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시 발사에 도전하나.
차세대 주력 대형 로켓인 H3의 성공 없이 달·화성 탐사와 같은 일본의 우주 계획은 실현 불가능하다. JAXA 측은 “H3는 본래 연간 6기 발사를 계획하고 있었다”며 “발사 실패 원인을 조속히 규명하고, 향후 발사 계획을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운용 중인 H2A는 2024년 50호기 발사를 끝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그전에 H3 발사에 성공해야 일본 우주 계획의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