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공기업인 도쿄가스가 18일부터 ‘한국과 사랑에 빠진 엄마’를 주제로 한 TV광고를 시작했다. 한국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본 공기업이 TV CF에 한류를 주제로 한 광고를 내보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 한 뒤 바로 TV 광고를 시작, 한국에 대해 호의적으로 바뀐 일본 여론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도쿄가스는 도쿄도를 포함해 관동지방 6개 현에서 6만㎞의 가스배관을 보유한 일본 최대의 도시가스 공기업이다.
CF 첫 장면에는 “사랑에 빠졌어요, 30살 연하에게”라는 대사와 함께 TV를 보는 일본인 여성이 등장한다. 택시 기사인 그녀는 한국 아이돌 그룹 ‘원어스’의 환웅에게 반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신오쿠보를 다니며 택시에 탄 한국 손님에게 “도와드릴까요?”라고 말을 건넨다. 삭막했던 그녀의 방은 ‘원어스’의 굿즈로 가득 찬다. 기대했던 서울 콘서트 관람 추첨에 당첨됐지만 고열 탓에 한국행 비행기를 못 타고 좌절한 엄마. “이제 다 끝났다”고 허탈해하는 엄마에게 10대 딸은 “무슨 소리야? 엄마의 (한국에 대한) 오시카쓰(推し活·누군가를 뒤에서 응원하는 일)는 이제부터잖아”라며 삼계탕을 끓여준다는 스토리다. CF에는 서너 차례 도시가스로 음식을 만드는 장면이 나온다.
광고에 출연한 배우 안도 다마에(安藤玉恵)씨는 “CF에서 한글을 말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우’ 발음이 너무 어려워, 꽤 연습했다”며 “요즘 한국 문화와 관련한 일도 많이 들어오고, 인연이 생기는 것 같아 최근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안도씨는 “올해 안에 한국 가서, 맛있는 국물 요리를 먹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11월에 한국국제교류재단이 도쿄에서 개최한 ‘K북 페스티벌’에서 한국 소설을 낭독하기도 했다. 도시가스는 보도자료에서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으면서 삶이 풍요로워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평범한 사람을 응원하는 회사의 이미지를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