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방일 이후 한국에 대한 일본의 여론이 변하고 있다. 일본 3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아사히신문·마이니치신문이 한일정상회담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60% 이상의 일본인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요미우리신문은 20일 기시다 총리·윤석열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평가한다’는 응답이 65%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일본어로 ‘평가한다’는 ‘긍정적으로 본다’는 의미다. ‘평가하지 않는다’는 24%였다. 같은 날 아사히신문도 ‘평가한다’(63%)가 ‘평가하지 않는다’(21%)보다 훨씬 높았다. 마이니치신문은 ‘한일 관계 개선을 기대하느냐’는 질문에 ‘기대한다’(64%)는 응답이 ‘기대하지 않는다’(28%)보다 2배 이상 많았다.
특히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40대 이상의 일본인이 이번 회담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5월 요미우리신문 여론조사에서 ‘한국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전혀 신뢰 못 한다’(21%), ‘별로 신뢰 못 한다’(47%) 등 부정적 인식이 68%에 달했다. 특히 40~59세와 60세 이상은 부정 인식이 각각 71%와 70%로 혐한(嫌韓) 정서가 높았다. 하지만 같은 신문의 이번 여론조사에서 40~59세, 60세 이상 일본인의 66%, 69%가 이번 회담을 긍정 평가해 18~39세(56%)보다 10%포인트 높았다. 요미우리신문은 “일한 관계 개선의 ‘서프라이즈(깜짝 선물)’에 중년과 노년층이 (젊은 층보다) 더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하코다 데쓰야 논설위원이 쓴 ‘윤석열식(式) 대일 햇볕정책’이란 칼럼을 게재했다. 한국이 북한을 상대로 썼던 ‘햇볕정책’을 일본에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이 칼럼은 “출범 이후 윤 정권의 일관된 관계 개선 의지가 정상회담의 실현으로 이어졌다”며 “한국의 햇볕정책 3원칙의 하나는 ‘상대방의 위협이나 도발은 용납하지 않는다’인데,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 측 대응에 따라, 모처럼의 정치적 타결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