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이애미에서 22일 오전에 날아온 낭보(朗報)에 일본 열도가 들썩였다. 오전 11시 45분 승리가 확정되자마자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호외를 냈다. ‘일본 세계 1위’(요미우리신문), ‘사무라이J, 세계 1위’(아사히신문)라는 제목으로, 사무라이재팬(일본이 자국 팀을 부르는 애칭)이 WBC 결승전에서 미국을 3대2로 꺾고, 2009년 2회 대회 이후 3대회 만에 우승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호외에선 1차 리그 한국전(13대4) 승리를 포함, 중국전(8대1), 체코전(10대2), 호주전(7대1), 준준결승 이탈리아전(9대3), 준결승 멕시코(6대5) 등 전승한 성적표를 게재하고 각 승부처 주역을 소개했다.
TV 방송사는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WBC 우승 소식을 반복 방송했다. 니혼TV는 ‘속보, 사무라이재팬, 비원의 세계 1위’ 방송 프로그램에서 “오타니 투수가 마지막으로 던져서, 삼진 잡은 볼은 슬라이더인지, 스트레이트인지도 모를 정도다. 146g의 야구공으로 가능한 볼인가”라며 오타니 선수를 영웅시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사무라이재팬, 14년 만에 왕좌 탈환 감사합니다’(TV아사히), ‘초속보, 운명의 정상 결승전 승리’(TBS) 등 일본 채널은 어디를 돌려도 WBC의 낭보를 전했다.
소셜미디어(SNS)도 들썩이며, 11시 45분에는 ‘WBC’와 ‘사무라이재팬’에 대한 게시글이 무려 13만1000여 건이 한꺼번에 쏟아졌다. “아, 닭살 올라왔다” “오타니는 만화 캐릭터” “감사합니다, 사무라이재팬” “야구 대국 재팬 만세” “일 안 하고 방송 보고 있다” “오늘 동네 공원에서 다들 캐치볼하고 있다” 등 흥분과 응원의 글이었다. 6시간 동안 57만건 글이 올라왔을 정도다.
일본 우승은 역대 최대인 596억4847만엔(약 5900억원) 경제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간사이대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의 전망치다. 일본이 우승한 2006년(경제효과 약 364억엔)과 2009년(약 505억5000만엔)을 뛰어넘는다. 극적인 준결승 역전 승리와 결승에선 사상 최강인 미국팀을 꺾은 데다, 오타니 신드롬까지 겹치면서 경제효과가 600억엔을 훨씬 뛰어넘을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