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다. 한때 일부 여론 조사에서 30% 밑까지 추락했던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우크라이나 현지 방문의 영향으로 반등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2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방송사 TV도쿄가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48%로, 앞선 2월 조사 때보다 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44%에 그쳤다. 이 신문은 “지지한다는 응답자가 지지하지 않는다를 넘어선 건, 7개월만”이라고 보도했다.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은 작년 7월 참의원 선거 때만 해도 50% 이상을 웃돌았지만, 이후 자민당과 구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유착 의혹과 내각 각료들의 연이은 사퇴 등으로 계속 하락해왔는데, 이달 들어 확연하게 반등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24∼26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 927명(유효 응답자 기준)을 대상으로 전화 조사했다.
신문은 기시다 내각의 지지율 반등 배경으로, “윤 대통령과 정상회담과 우크라이나 방문이 주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방문을 ‘평가한다’는 응답은 71%로, ‘평가하지 않는다’(20%)보다 훨씬 높았기 때문이다. 또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평가한다’(63%)가 ‘평가하지 않는다’(21%)보다 높았다. 우크라이나 방문과 한일 정상회담을 ‘평가한다’고 답한 응답자만 놓고 보면,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양쪽 모두 58%로 절반을 넘었다. 정당 지지율에서도 자민당은 43%로, 직전 조사(39%)보다 높아졌다. 2·3위는 입헌민주당과 일본유신회로 둘 다 8%였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파’는 24%였다.
일본인들은 ‘한일 정상회담’을 평가하면서도, 한국 정부가 발표한 해결책으로 일제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측 강제징용 해결책의 효과와 관련한 질문에 68%가 이 방안으로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해결될 것’(21%)보다 높았다. 또 앞으로 한일 관계와 관련해서도, ‘변하지 않을 것’(56%)으로, ‘좋아진다’(35%)를 넘었다. 이유는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꼽혔다. 윤석열 정권이 한국 해결책을 이행하더라도, 한국 내 여론 때문에 결국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는 일본인이 많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