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아프리카 북동부의 수단에서 정부군과 준(準)군사조직인 ‘즉각대응지원부대(RSF)’간 전투가 격화됨에 따라, 현지 일본인을 대피시키기 위해 자위대 항공기의 파견 준비에 돌입했다. 하지만 수단의 전투 상황이 국가간 전쟁이 아니라 사전 협의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공항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어 실제 감행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독일은 19일(현지시각) 수송기 3대를 보내 현지 자국민 150명을 대피시키려던 계획을 이같은 이유 탓에 중단했다.
20일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수단에 체류 중인 일본인은 NGO와 국제협력기구(JICA), 일본대사관 관계자 등 약 60명이며, 현재 피해는 없다”며 “체류한 일본인 전원과 연락이 닿고 있지만, 물과 식량이 부족하고 정전이 자주 발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에 무라야마 내각위기담당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관저 대책실을 설치했고, 외무성에는 모리 외무차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실을 설치했다. 하야시 외무상은 하마다 방위상에서 자위대법에 따라 현지 체류 일본인의 수송에 따른 준비 작업을 요청했다.
아사히신문은 “자위대 항공기를 이용한 일본인 수송과 관련, 방위성은 어려운 상황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수단은 수도 하르툼을 포함한 거의 전역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국가와 국가의 분쟁이 아니라 정부군과 민간군의 분쟁이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위대 간부도 “지금 당장 수송기를 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우선 일본 내에서 할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은 해외 분쟁시 자국민 대피를 실시한 바 있다. 자위대법은 ‘예상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라는 조건 시 일본인 수송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21년 8월에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을 제압했을 때 자위대는 일본인 1명과 아프가니스탄인 14명을 수송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