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법적 효력이 있는 ‘디지털 유언장’의 도입을 추진한다. 종이에 쓰는 유언장과 달리, 온라인에서 유언장 내용을 입력하고 클라우드(가상 서버)와 같이 인터넷 공간에 저장하는 방식이다. 변호사를 통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유언장을 도입해 일반인들도 상속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7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은 연내 디지털 유언장 제도를 검토할 전문가회의를 출범하고 내년 3월쯤 신규 제도를 제안할 방침이다. 이르면 내년쯤 법상(법무부 장관)의 자문기관인 법제심의회의 논의를 거쳐, 민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할 계획이다. 이 신문은 “디지털 유언장은 일반인도 변호사의 도움없이 작성할 수 있도록 간편하게 만들 것”이라며 “조작을 막기위해 전자서명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은 본인이 종이에 쓴 자필증서나 공증인에게 의뢰해 작성하는 공증증서, 봉인한 유언장을 공증사무소에 보관하는 비밀증서 등 3종의 유언장만 법적 문서로 인정한다.
고령화 사회로 유언장 수요만 1200여 만명에 달하는 일본이지만 정작 자필유언장은 제대로 보급되지 않은게 현실이다. 본인이 직접 볼펜으로 써야하는 자필유언장은 용지 크기, 여백, 페이지 표기 등을 세부 규정에 맞춰야하는데다 부동산, 현금, 예금 등 상속 재산을 정리한 재산목록도 작성해야하는 등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변호사의 도움없이는 고령자가 스스로 작성하기 어려운 것이다.
디지털 유언장은 고령자도 온라인에서 정해진 양식과 순서에 따라 입력하면 돼, 전문 지식이 없이도 작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