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오픈AI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GPT’의 최신 모델이 일본 의사국가시험에서 합격선을 넘었다. 2018~2022년 5년간 출제된 문제를 풀게 했더니 모두 통과했다.
1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대의 자연언어처리연구팀이 챗GPT의 최신 모델 ‘GPT-4′에게 5년 치 일본 의사국가시험을 치르도록 한 결과, 모두 합격 점수를 받았다. 반면 챗GPT의 이전 버전들은 불합격했다. 오픈AI는 지난 3월 학습량을 한층 높인 유료 모델 GPT-4를 출시했다.
다만 5년 치 모두 합격한 GPT-4의 점수는 인간 응시자의 평균 점수보다는 낮았다. 또 시험 과정에서 임신부 환자에게 투여해선 안 되는 약을 선택하거나, 환자에게 안락사를 권하는 행동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라고 평가하는 등 일부 문제점도 드러냈다. 일본에서 안락사는 의사가 행할 수 없는데도 일종의 ‘안락사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는 대화형 인공지능이 질문을 받으면 잘 모르는 경우에도 나름대로 논리로 답을 제시하도록 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워싱턴대 연구팀의 가사이 준고 연구원은 “인공지능이 일본의 의료 법률을 덜 학습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또 환자가 임신부라는 매우 중요한 정보를 제대로 인지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GPT-4가 향후 일본어 자료의 학습량을 늘려가면 이런 문제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명확한 정답이 있는 의사국가시험은 인공지능에게 비교적 쉬운 테스트다. 질문에 대해 선택지가 확실하기 때문에 학습량만 많으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GPT-4는 미국의 모의 변호사 시험도 상위 10% 성적으로 통과했다고 발표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