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오는 19~21일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7국(G7) 정상회의 때 주요 요인들에게 제공하는 식사에 후쿠시마산(産) 식재료를 사용한다. 일본 입장에선 해외에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안정성을 홍보하려는 목적이지만 2년 전 도쿄올림픽 때도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공급했다가 논란이 된 전례가 있다.
18일 일본원자력산업신문, 후쿠시마민우신문 등에 따르면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현 지사는 “(G7 정상회의는)부흥을 추진하는 후쿠시마현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하기 위한 귀중한 기회”라며 후쿠시마산 식재료의 제공 소식을 전했다. 우치보리 지사는 “각국 요인의 식사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활용하고, 국제미디어센터에도 후쿠시마산 사케와 가공식품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일본 부흥청이 총리실·외무성·후쿠시마현 등과 협의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국 요인에 제공하는 식재료의 종류와 양은 공개하지 않았다. 해외 보도관계자들이 이용하는 ‘국제미디어센터’에는 식재료가 아닌 완제품을 제공한다. 후쿠시마현 복숭아로 만든 주스인 모모노메구미, 가네야마마치의 천연탄산수, 고리야마시(市)의 일본과자 ‘마마도오루’, 니혼마쓰시(市)의 니혼슈 ‘다이시치’와 ‘오쿠노마쓰’, 양갱 ‘다마시마야’ 등이다. 후쿠시마현의 서쪽 끝인 가네야마치는 사고가 난 후쿠시마원전하고는 거리가 멀어 방사능 논란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니혼마쓰시는 원전 사고 직후에 상당한 지역에서 공간선량율이 3.5 μSv/h(마이크로시버트)까지 올랐던 곳이다. 일본 정부는 2018년 오염 제거 작업을 끝낸 이후에 니혼마쓰시가 서울과 비슷한 수준(0.1 μSv/h 안팎)까지 떨어졌다는 입장이지만 민간의 측정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부 지역서 2μSv/h(마이크로시버트) 이상이 검출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전직 교사는 인터넷에 2019년 측정 자료라며 폐업한 파칭코가게 주차장의 측정값인 2.26 μSv/h를 올리기도 했다.
일본은 2021년 도쿄올림픽 때도 후쿠시마산 식재료의 안전성 홍보를 목적으로, 해외 선수들이 사용하는 선수촌 식당에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공급했다. 당시에 미국은 콜로라도주에서 8만2000파운드(약 32.7t)의 음식과 음료를 공수해 자국 선수단에 총 7000끼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도 선수촌 식당과는 별도의 급식지원센터를 두고 대표팀에 식사를 제공했다. 당시 일본 정치권은 미국은 언급하지 않고 “한국의 행동은 일본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