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8일 히로시마에서 열린 미일 양자 회담에 앞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8일 히로시마에서 가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일 관계의 개선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일본 외무성은 이날 정상회담 관련 자료를 내고 “기시다 총리는 이달 초 방한한 사실을 언급하며, 일한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나갈 것이란 취지로 말했고,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일한관계 개선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날 히로시마 미일 정상회담은 G7정상회의에 맞춰 이뤄진 것이다. G7 정상회의의 의장국인 일본의 기시다 총리는 이날 12시쯤 일찌감치 현지에 도착해 오후 6시부터 70분 동안 조 바이든 대통령과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공개된 모두발언에서 “일·미동맹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초석”이라며 “일미 관계는 안보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중층적이고 견고한 관계이며, 일미 협력이 비약적으로 진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또 “오늘 히로시마 정상회담에 대해 마지막 조율을 하고자 한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일미 양국이 모두 내세우는 법치주의에 기반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국제질서를 지키겠다는 G7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들이 함께 할 때, 세계가 보다 안전해진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쯤 일본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에 있는 미군 이와쿠니기지에 전용기로 도착했고 이후 헬리콥터로 히로시마로 이동해 차량으로 갈아타고 5시45분쯤 호텔에 도착했다. 쉴 틈도 없이 미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의 고향에서 다시 만나 기쁘다”며 “이곳(히로시마)에서 G7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일본의 리더십 덕분에 올해 G7는 여러 의제에서 이미 진전을 이루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1월 기시다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우리는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복잡한 안보 환경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는데, 정말 그렇다”며 “미일 양국이 함께 대응하고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침략이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우리는 영토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사람들을 지원하고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에 대한 책임을 추궁하는 등 공통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일어서고 있다”고 했다. 또 “핵 비확산 노력과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보장하는 것이 우리의 근간이다. 우리는 협력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비공개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지난 3월 미일 안보협력위원회 및 미일정상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미일 동맹의 억지력 및 대응력을 더욱 강화하기로 했다. 또 미국의 확장 억지력이 일본의 강화된 방위력과 함께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확보를 담보하는데 불가결한 역할을 한다는 대목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인도-태평양지역, 특히 동아시아에서 힘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를 허용해선 안된다는데 의견 일치했다. 특히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양안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