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G7 정상들은 희토류, 반도체, 배터리 등 중요 물자의 공급망과 관련해 회의를 갖고 경제안보 성명을 발표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G7 회의에서 공급망 등 경제 안전 보장에 대한 별도의 토의 및 성명을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성명에서 G7 정상들은 중국을 겨냥 “우리들은 의존 관계를 조장하려는 비(非)시장적인 정책 또는 관행에 대해 대항할 것”이라며 “(이런 국가를 제외한)강인한 공급망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G7은 석유 무기화를 노린 러시아나, ‘일대일로’ 정책을 펴는 중국을 겨냥해 “에너지나 경제적 의존관계를 무기화하는 최근 상황과 관련, 이런 행위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특히 중요광물, 반도체, 배터리 등의 중요 물자에 대해 전세계 파트너십을 통해, 강인한 서플라이 체인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G7 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과 같은 반도체 강국과 협조한다는 것이다. 희귀광물은 글로벌 사우스로 불리는 신흥국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보여진다. 성명에는 한국이 중국과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인 ‘배터리’를 중요 물자로 직접 언급했다.
산업의 쌀인 반도체는 자동차·가전제품은 물론이고 미사일·전투기에 이르기 까지 전기로 움직이는 모든 기기의 핵심 부품이다. 공급이 끊기면 어느 나라나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중국이 무력으로 통일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만은 이른바 ‘파운드리’ 시장의 세계 1위다. 전세계 제조사에서 반도체 설계도를 받아, 대신 제조해 납품하는 파운드리 분야는 이런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이다. 일본 닛케이는 “첨단 반도체로 한정하면 대만의 파운드리 세계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한다”며 “중국은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어 유사시 공급이 끊길 우려가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또 G7은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은 전 세계 국가들의 공급망 취약성을 드러냈다”며 “공급망 혼란은 개발도상국, 신흥국, 선진국 경제에 똑같이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는 투명성, 다양성, 안전성, 지속가능성, 신뢰할 수 있는 국가 간의 강력한 공급망 네트워크 구축 및 강화가 불가결한 원칙임을 인식한다”며 “모든 국가들에 이러한 ‘강인하고 신뢰성 있는 공급망에 관한 원칙’을 지지할 것을 권한다”고 발표했다.
희토류는 미래 자동차나 하이테크 제품에 사용할 자석 등 원재료가 되는 중요 광물이다. 문제는 G7조차도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에 조달을 의존하고 있다. 중국이 G7에 대항하는 중요한 무기인 셈이다. 성명문은 ‘전세계와 연대’를 여러 차례 강조해, ‘글로벌 사우스’라고 불리는 신흥·개발도상국에서 희토류 확보를 강화할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G7은 성명에서 “우리는 모든 국가에 대해 이러한 ‘강인하고 신뢰성 있는 공급망에 관한 원칙’을 지지할 것을 장려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