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나가노현의 한 마을에서 한 남성이 총과 칼로 경찰관 2명을 포함해 3명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5일 NHK·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5분쯤 나가노현 나카노시 에베(江部)에서 위장복 차림에 모자를 쓰고 선글라스·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한 여성을 칼로 찔렀다는 경찰 신고가 들어왔다. 이 남성은 이후 현장에 출동한 남성 경찰 2명에게 엽총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발포했다. 칼에 찔린 여성과 총을 맞은 경찰 2명은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사망한 남성 경찰 2명은 모두 나카노경찰서 소속으로 각각 46세, 61세다. 민간인으로 추정되는 여성은 40~50대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범인은 경찰에게 발포한 뒤 인근 민가로 뛰어들어가 숨었다. 민가는 나카노시 의회 의장의 자택으로 알려졌다. 민가 주변에서는 오후 8시쯤 최소 두 발의 총소리가 들렸다. 범인이 숨은 민가 부근에는 남성 1명이 부상당해 쓰러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후 11시 현재 일본 경찰은 범인과 대치하느라 부상자를 구조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묻지 마 범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범행을 목격한 72세 남성은 NHK에 “오후 4시쯤 밭일을 하고 있었는데 한 여성이 ‘아저씨 살려주세요’라며 도망쳐 왔다”며 “여성 뒤에는 수십㎝의 칼을 든 30세 전후로 보이는 남성이 쫓아오고 있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는 “도망가던 여성이 쓰려졌고 남성이 여성의 가슴을 칼로 찔렀다”며 “범인에게 ‘왜 이러느냐’고 소리치자 범인이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고 답한 뒤 그 자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후 경찰관 2명이 경찰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했으나 범인은 총기를 손에 들고 나타나 경찰차 운전석의 창문을 향해 2발을 발사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범인의 발포 후에 경찰차 안에서는 사람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고 NHK는 보도했다.

사건이 발생한 현장은 신슈나카노역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2㎞ 떨어진 곳으로 주로 주택과 논밭으로 이뤄진 시골 마을이다. 경찰은 범인이 은신한 건물의 반경 300m를 피난 구역으로 설정하고 인근 도로의 통행을 금지했다.

나카노시는 마을 방송으로 “발포 사건이 발생하고 있으니 외부로 나오지 말라”고 했다. 나카노시는 경찰의 요청을 받아 오후 7시쯤 나카노다이라중학교의 체육관에 피난소를 설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