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올여름쯤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를 방류할 방침인 가운데 이해 당사자인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가 방류를 반대하는 특별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번이 4번째 반대 결의문 채택이다. 후쿠시마현 어업연합회는 지역 조합장들이 참여한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반대 입장을 재(再)확인했다.
1일 후쿠시마현 지역 언론 후쿠시마민보(福島民報)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어업연합회는 지난 30일 이와키시의 현수산회관에서 지역 조합장 등 약 30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고, 후쿠시마 제1원전의 오염수 방류와 관련, “처리수(일본 측 표현) 방류를 반대한다는 입장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는 내용의 특별 결의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칠 수가 없다. 풍평 피해(소문 피해)가 절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성을 담보하고 (정부가) 책임지고 대처해주길 요구한다”고 했다. 후쿠시마현 어업연합회의 노자키 데쓰 회장은 “국가와 도쿄전력 측에 처리수를 육상 보관해줄 것을 요청하고는 있지만, 방류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게 현재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일본의 어민 전체 조직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도 오염수 해양 방류를 반대하는 특별 결의를 승인했다. 일본의 전국 어업연합회는 4년 연속으로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사카모토 마사노부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당시 “해양 방류 문제는 어민들에겐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후쿠시마현 어업연합회와 전국 어업연합회는 과격한 장외 집회와 같은 반대 여론전은 자제하는 모습이다.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한 표현도 일본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주장하는 ‘처리수’를 쓰고 있다. ‘처리수’는 후쿠시마 원전의 오염수를 정화 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걸러냈다는 의미다.
일본 야당인 입헌민주당도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 “(기시다 내각이) 후쿠시마 어민과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해 동의를 얻고 피해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장외 투쟁과 같은 극단적인 대립 구도는 피하고 있는 형국이다. 입헌민주당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터졌을 당시 집권 여당이었던 만큼 오염수 방류에 대한 마땅한 대안 없이 반대하긴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IAEA의 검증과 같은 과학적인 판단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판단도 있어, 이 문제를 기시다 내각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내 팽팽했던 방류 찬반 여론은 다소 찬성으로 기울고 있다. 아사히신문의 작년 2월 여론조사에선 방류 반대(45%)가 찬성(42%)보다 많았지만, 올 3월에는 찬성(51%)이 반대(41%)를 넘어섰다. 올 6월 요미우리신문의 여론조사에선 찬성(60%)과 반대(30%) 간 격차가 벌어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오는 4일 도쿄에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에 대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받을 예정이다. 현재 도쿄전력은 방류를 위한 설비 작업을 끝낸 상태로, 오염수 해양 방류는 일본 내각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이다. 기시다 내각의 대변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최근 “2050년까지 후쿠시마 제1원전을 폐로하기 위해 처리수 방류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어민과 국민을 상대로) 정중한 설명을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여름 방류 계획을 연기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