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포털사이트인 야후재팬이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뉴스 포털 시장을 독점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언론사들과의 계약 내용을 갱신하는 등 기사 유통 관행 개선을 약속했다고 26일 니혼게이자이·아사히신문 등이 보도했다. 야후재팬은 한국 네이버·다음 등 포털사이트들처럼 언론사가 작성한 기사를 자사 뉴스 페이지에 게재하는 뉴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야후재팬은 전날 공지문에서 “뉴스 배포 시장의 새로운 발전을 위해 (공정위) 보고서를 바탕으로 진지하게 노력하겠다”며 “언론사들과의 계약을 재검토하고, 각 언론사에 계약 내용을 정중하게 밝히며 이들에게 지급하는 기사 이용료가 유통 실적을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어 자사가 수집하는 뉴스 관련 데이터를 언론사들에 공개하고, 언론사와 소통 확대를 위한 상담 창구를 충실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공정위는 지난 21일 포털사이트 등 현지 뉴스 플랫폼 운영자와 언론사 간 거래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신문·출판사 등 미디어 업체 220곳과 소비자 2000명을 설문조사하고, 뉴스 포털을 운영하는 기업 7곳으로부터 의견을 청취하는 과정을 거쳤다.
보고서는 야후재팬·라인 등 뉴스 포털 6곳이 언론사에 지불하는 기사 이용료가 조회수 1000회당 평균 124엔(약 1123원)이었다고 밝혔다. 업체별론 최저 49엔에서 최고 251엔까지 뛰어 5배 이상의 차이가 나타났다.
공정위는 이 중에서도 야후재팬이 사실상 시장 점유율을 지배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현재 야후재팬엔 현지 언론사 약 720곳이 매일 7500건 안팎의 기사를 제공하고 있고, 뉴스 페이지 조회수는 월간 170억회에 달한다. 공정위 조사에 응한 미디어 업체의 60%가 야후재팬으로부터 기사 이용료를 지급받고 있다고도 밝혔다.
이에 공정위는 “(야후재팬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사 이용료를 지나치게 낮추는 등 계약을 일방적으로 변경해 독점금지법을 위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독점금지법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서비스 공급에 필요한 비용보다 현저히 낮은 대가를 지불하면 불공정 거래라고 규정한다. 공정위는 “뉴스가 국민들에게 적절히 제공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에 필수 불가결하다”며 “뉴스 플랫폼 기업들은 기사 이용료 산정 근거를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본 산케이신문 등은 현지 언론사들이 뉴스 포털이 자사 기사를 웹사이트에 노출해 고액의 광고 수입을 거두면서도 이용료 수준은 이에 미치지 않고, 다른 언론사가 제공받는 이용료는 공개되지 않아 공정한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문제의식을 공유해왔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번 공정위 조사에서 뉴스 포털 업체들이 기사를 통해 얻은 광고 수입 중 언론사에 지급하는 이용료 비율은 한 곳당 평균 24%에 그쳤다.
아사히신문도 이에 대해 “언론사들은 뉴스 포털과 계약을 맺는 과정에서 투명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해 협상이 불가능하단 불만을 표시해 왔다”며 “개별 계약을 맺는 언론사 입장에선 적정 가격 수준과 결정 근거를 알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에서 뉴스 포털이 제공하는 기사 이용료에 “불만이 있다”고 답한 언론사는 전체 63%였다.
앞서 일본 공정위는 2021년 2월에도 비슷한 보고서를 내고 야후재팬에 “기사 이용료 산정 근거를 명확히 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조회수에 근거한 기사 이용료 책정과 기준을 알 수 없는 기사 노출 방식을 개선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야후재팬은 온라인 독자들이 반응을 보일 수 있도록 기사에 ‘좋아요’ 기능을 추가했고, 반응이 좋은 기사엔 상응하는 이용료를 지급하기로 조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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