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니가타현이 지난 9월 1일부로 「곰 출몰 경계 경보」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경고문. 종, 라디오와 같은 곰이 싫어하는 소리가 나는 물건을 가급적 외출할 때 들고 나가라는 등의 주의사항이 적혀 있다./니가타

일본에서 야생곰에게 습격당해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처음으로 연간 200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상 기후로 먹을거리가 부족해지자 민가로 내려온 곰들이 사람과 맞닥뜨리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 같은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환경성이 1일 발표한 곰 피해 상황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1월까지 곰의 습격을 받은 피해자는 모두 212명으로 이 중 6명은 목숨을 잃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6년 이후 가장 많다. 종전의 피해자 숫자 최고 기록은 158명(2020년)이었고, 사망자 숫자 최고 기록은 5명(2021년)이었다.

피해는 주로 일본 최대 섬인 혼슈 동북부 지역(도호쿠)에 집중됐다. 피해자 중 70명이 아키타현에서, 45명이 이와테현에서, 14명이 후쿠시마현에서 발생했다.

일본에는 불곰과 반달가슴곰 두 종류 곰이 사는데, 초식 비율이 높고 덩치가 왜소한 반달가슴곰이 상대적으로 유순한 종류로 인식된다. 그러나 전체 사례 중 95.8%는 반달가슴곰의 사람 습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불곰은 최북단 홋카이도 등 한정된 지역에서만 살고 있지만, 반달가슴곰은 일본 전역에 분포한다.

‘곰 피해’가 급격히 늘어난 핵심 요인으로 이상 기후가 꼽힌다. 환경성은 “도호쿠 지방에서 곰 주식인 도토리 등 열매가 흉작에 처해 먹이를 찾아 떠난 곰들이 민가까지 침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여름 일본은 8월 평균 기온이 30.6도로 치솟는 등 1876년 관측 이래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을 보냈는데, 이런 이상 기후 때문에 식물들의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성은 “곰은 보통 12월이 되면 동면에 들어가지만 12월에 피해가 확인되는 해도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