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사실상 모든 고등학생에게 미분과 적분을 가르친다. 일본 고등학교에선 학년별로 수학1·2·3과 수학A·B·C 등 총 여섯 과목을 배운다. 1학년은 수학1과 수학A, 2학년은 수학2와 수학B 등을 배우는 식이다. 2학년 때 문·이과 학생이 모두 듣는 과목인 수학2부터 미·적분에 대한 개념과 법칙이 등장한다. 이과 학생은 3학년 때 더욱 어려운 수학3도 수강해야 한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해당하는 ‘대학입학공통테스트’의 과목에는 수학1과 수학2가 따로 있으며, 희망 대학과 학과에 따라선 수학2 시험을 봐야 한다. 또 일본 대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본고사에서 미·적분을 풀어야 하는 경우도 많다. 도쿄에 있는 한인학교의 관계자는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수학2를 가르치기 때문에 일본 고등학생들은 미·적분을 배운다고 보면 된다”며 “다만 대입은 대학교에 따라 다르며, 예컨대 와세다대학의 문과 관련 학부에선 수학2 시험을 안 보고도 합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부 고등학교는 학교장 재량으로 문과생에게 수학2를 안 가르치는 곳도 있다.

고등학교 때부터 한국의 대학처럼 학생이 재량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 수강할 수 있는 미국의 경우엔 미·적분을 필수로 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州)별로 약간 차이는 있는데 기본적으로 고교 수학 과정이 대수(algebra), 기하학(geometry), 삼각함수(trigonometry), 미·적분(calculus) 등 넷으로 나뉜다. 한 학기에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판 후 수준에 따라 다음 반이 결정되는 것이 보통이다. 대수·기하학은 의무적으로 수강해야 졸업이 가능한 학교가 많고, 미·적분은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선택해 듣는다.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AP(advanced placement) 과정은 우수한 학생만 수강 자격을 주는데, 한국 고등학교보다 수준이 훨씬 높다. 대학 입시 때 가점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공부를 잘하는 아시아계 학생들이 많이 수강한다.

대학 진학과 직업 훈련을 위한 고등학교가 분리된 경우가 많은 유럽에선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에 한해 미·적분을 배우도록 하는 나라가 많다. 예를 들어 독일의 수능 격인 ‘아비투르’의 수학 과목엔 미·적분 문제가 종종 출제된다. 프랑스에서도 고급 미·적분 등을 고교 수학 과정에서 배우고 이 문제들을 대입 시험인 ‘바칼로레아’에 출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