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판매되는 알코올 도수 8도 이상의 '스트롱계 츄하이' 제품들/일본 TBS

일본 기린맥주는 최근 알코올 도수 8도 이상의 캔 주하이(酎ハイ) 제품 판매 중단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주하이는 소주와 탄산수를 섞은 술을 말한다. 한 캔(500㎖)당 300엔(약 2700원) 안팎으로 싼값과 비교적 높은 도수(8~12도)로 서민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일본 주류 시장에서 사라지는 추세다. 아사히맥주는 캔 주하이를 2020년에 41종이나 생산했으나 이제 남은 건 1종뿐이다.

주류 업체들은 한때 효자 상품이던 주하이 생산을 줄이는 이유로 음주 문화 쇠퇴와 함께 정부의 음주 줄이기 캠페인을 든다. 후생노동성은 지난 19일 정부 차원에서 최초로 ‘음주 지침’을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초안을 발표하고 이번에 확정한 가이드라인에서 하루에 남성은 40g, 여성은 20g 이상의 순알코올량을 섭취하면 성인병 발생 등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순알코올 20g은 통상 맥주 500㎖ 한 캔이나 위스키 더블 한 잔(60㎖)에 해당한다. 일본 언론들은 “주류 업계가 정부 방침에 맞춰 알코올 도수를 낮추는 등 조치를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자카야(선술집) 점주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특히 이번 지침에서 제시한 ‘피해야 할 음주 케이스’에 ‘단시간 다량 음주’가 포함되면서 일본 특유의 ‘노미호다이(주류 무한 리필)’ 제도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노미호다이는 일본 이자카야·고깃집 등에서 3000~4000엔(약 2만6000~3만5000원)을 내면 2시간가량 주류 대부분을 마음대로 마실 수 있는 방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무제한으로 싸게 마시고 귀가하는 소소한 즐거움을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본에선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버 큐리어스(sober curious·술을 멀리하는 생활을 뜻하는 신조어)’가 유행하면서 무알코올·저알코올 음료가 유행 중이라고 산케이신문은 전했다. 아사히맥주는 지난해 10월 일반 맥주(약 5도)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은 3.5도짜리 맥주 ‘드라이 크리스털’을 발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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