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우주 벤처 기업인 스페이스원이 13일 쏘아 올린 소형 로켓이 발사 직후 폭발했다. 일본에서 처음 민간 기업 주도로 개발한 위성 탑재 소형 로켓이 실패한 것이다.
NHK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원은 이날 오전 11시쯤 와카야마현 남부의 구시모토초 발사장에서 로켓 ‘카이로스 1호’를 발사했다. 하지만 카이로스 1호는 발사 5초 후 공중 폭발했다. 폭발로 인해 주변에 파편이 떨어지고 화염과 연기가 발생했다. 발사장 인근에는 사람이 없어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일본 내각부는 NHK에 “스페이스원에서 ‘발사 후 기체의 이상을 탐지해 비행의 안전을 확보할 수 없다고 판단해 폭파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어떤 기체 이상이 있었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도요다 마사카즈 스페이스원 대표는 “실패 원인을 규명해 다음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했다.
카이로스 1호는 길이 18ｍ, 무게 23t의 소형 고체 연료 로켓이다. 당초 카이로스 1호는 발사 약 50분 후 고도 500㎞에서 지구 궤도에 위성을 진입시킬 계획이었다. 로켓에 탑재한 소형 위성은 무게 100㎏으로 일본 정부가 의뢰했고, 개발비는 약 11억엔(약 98억원)이다. 이 위성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시설 동향과 재해 파악 등 임무를 수행하는 정보 수집 위성에 오류가 발생할 때 대체 위성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들었다.
스페이스원은 민간 주도의 세계 우주 경쟁에서 일본을 대표할 벤처 기업으로 주목받아온 곳이다. 캐논전자와 IHI에어로스페이스 등이 출자해 2018년 설립했다. NHK는 “미국의 민간 우주 기업 스페이스X도 1~3호까지 모두 실패했다”며 “민간 기업의 로켓 발사 실패 자체는 흔한 일이며, 중요한 건 앞으로 발사 성공과 우주 비즈니스를 성립시키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은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등 정부 주도로도 활발한 우주 사업을 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