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면접에 응시하고 있는 취준생/일본 채용 컨설팅 업체 리쿠르트(リクルート)

일본 도쿄의 IT 기업 ‘나일’은 내년 봄 입사하는 대졸 신입 사원 채용부터 응시자들에게 면접관을 ‘지명’하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응시자들에게 면접관 스무 명의 프로필을 미리 나눠줄 예정이다. 프로필에는 이 회사 직원인 면접관들의 입사 전 경력과 현재 담당 업무 등이 나온다. 면접관들의 학창 시절 활동, 휴일을 보내는 방법 등 개인적인 내용도 담긴다고 한다. 연 매출 52억엔(약 460억원), 직원 270여 명의 이 회사가 응시자들에게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심각한 구인난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NHK에 “면접관은 응시자 정보를 갖고 있는데 응시자는 누가 면접관으로 나올지 모르는 불균형을 깨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미 응시자들에게 면접관 지명권을 주고 있는 일본의 콘텐츠 유통 업체 ‘유센넥스트 홀딩스’는 최근 응시자들에게 일대일 면접과 그룹 면접 중 어떤 방식을 선호하는지 물어보고 응시자가 원하는 방식대로 면접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일본 기업들이 우수한 취업준비생들을 면접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저출생 장기화로 취업 연령대인 20대 인구가 줄면서 회사보다 취업준비생이 우위에 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1년에는 구직자 100명당 일자리가 113개꼴로 있었는데 지난해에는 일자리 수가 131개꼴로 크게 늘었다. 기업 입장에선 그만큼 구인난이 심해졌다. 일본의 20대 인구는 10년여 만에 60만명 넘게 감소했다.

최근 NHK가 일본 기업들을 상대로 대졸 신입 채용 상황을 조사한 결과 10곳 중 6곳이 “당초 계획에 비해 채용 인원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기업들이 취업준비생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내는 가운데, 일본의 대표 종합상사 스미토모상사는 내년 4월 입사하는 신입사원 채용부터 응시자들이 면접관을 직접 평가할 기회를 주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는 “면접관의 질을 높여 인재를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면접에서 응시자로부터 “말투가 딱딱하다”는 지적을 받은 면접관은 회사의 ‘특별 지도’를 받게 된다. 면접관 평가를 위한 응시자들의 응답은 익명으로 기록되고 채용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한다.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퇴직자를 다시 회사로 불러들이는 재고용도 유행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 마쓰다는 다음 달 ‘인사개혁추진부’라는 부서를 만들어 퇴직자 재고용에 나설 예정이다. 도요타도 지난해 9월 퇴직자 재고용을 본격화했다. 퇴직자는 신입 사원과 달리 별도 교육 절차 없이 즉시 업무에 투입할 수 있고 회사에 대한 충성도도 비교적 높다는 장점이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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